[진도 여객선 침몰]296명 사망·실종…‘충격의 대형 참사’

입력 2014-04-17 02:58 수정 2014-04-17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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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청해진 해운 홈페이지

“지금 배가 많이 넘어갔습니다.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빨리 좀 와 주십시오.”(세월호 승선원)

16일 오전 오전 8시 55분. 해양수산부 제주관제센터에 VHF(초단파 무선 통신기) 신호가 접수됐다. 대형참사를 알리는 첫 교신이었다. 세월호의 첫 조난신고였다. 수학여행에 나선 경기도 안산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 교사 15명, 일반 승객, 선원 등 모두 462 등을 태운채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km 해상에서 가라앉고 있다는 절박한 신호였다.

범정부적 차원의 대응이 시작됐다. 안전행정부는 강병규 장관을 본부장으로 범정부 차원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한 가운데 해양수산부와 교육부 등도 자체 수습대책본부를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전 “해군과 해경 인력 및 장비, 모든 구조선박 등을 활용해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고 해외 순방 후 귀국 중이던 정홍원 국무총리도 서울을 거치지 않고 현장으로 날아와 사고대책 장관회의를 주재했다.

총력을 동원한 구조작업이 벌어졌다. 해양경찰과 이날 하루간 군과 해경을 합쳐 선박 99척, 항공기 18대의 장비를 동원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해군은 사고해역으로 독도함, 대조영함 등 5개 편대 28척의 함정을 급파했고 공군은 구명보트를 탑재한 수송기와 구조헬기를 보냈다. 육군은 특전사 신속대응부대 150명과 함께 경비정, 구급차, 대형버스 등을 지원했다. 서해 상에서 순찰 임무를 수행하던 미군의 본험리처드함도 긴급 투입됐다.

하지만 사고접수 2시간 20분만에 세월호는 뒤집혔다.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까지 확인한 명단에 따르면 세월호에는 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4명, 인솔자 1명, 일반인 73명, 화물기사 33명, 승무원 29명 등 총 475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구조된 인원은 179명에 불과하다. 선사 여직원인 박지영씨와 단원고 2학년 정차웅 학생 등 총 6명의 사망자가 확인됐으며 나머지 290명은 실종상태로 생사가 불분명하다. 수 차례 번복이 됐던 실종자 집계 수는 아직 유동적이다.

선체 수색 작업은 이날 오후 8시께 중단됐다. 잠수부 4명이 오후 6시 30분께 선체로 들어가 수색을 시작했지만 유속이 빠르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악조건 탓에 실종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지난 2010년의 천안함 수색 당시보다도 어려운 조건이라는 전언이다. 해경은 물 흐름이 멈추는 정조시간대인 17일 오전 1시부터 조명탄을 이용해 선체 내부 수색을 재개하기로 하고 현재는 경비정 등을 동원한 야간 수색만을 진행하고 있다.

사고발생 후 한참이 지난 상황에서 무엇보다 우려되는 부분은 실종자들의 생존여부다. 인근 바닷물 수온이 낮에도 10도 내외로 낮았던 데다 밤에는 더 차가워지기 때문에 생존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난사고 전문가들은 실종자들이 수온이 10도 내외인 바다에 빠졌을 경우 대개 1∼3시간 정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을 경우에도 공기가 있는 몇 시간 동안의 생존이 가능하다. 다만 현재로서 매우 어려운 상황이며 더욱이 선실이 침수된 경우라면 생존이 어렵다.

사고 발생 이후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바라보는 이들의 불안감도 커진다. 이번 사고가 1993년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서해훼리호 침몰 사고 이후 최악의 선박사고로 기록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한 사고는 1953년 부산 다대포앞 해상의 창경호 침몰로 330명이 사망, 32명이 실종됐다. 이어 1970년 전남 여수 소리도 해상에서 남영호가 침몰해 323명이 숨졌으며 서해훼리호 사고로 292명이 목숨을 잃었다.

학부모들은 슬픔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여객선 선체 내에서 “살아 있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는 학부모 신고를 받은 목포해경이 확인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앞서 세월호 탑승 학생들이 가족들에게 보낸 “배가 정말로 기울것 같다”,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애들아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용서해줘. 사랑한다.” 등의 메시지가 알려지면서 많은 국민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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