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준의 썰] '8개국 FTA' 겨우 50명이 추진하는 한국

입력 2014-04-17 08:11 수정 2014-04-17 08:12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산업통상자원부의 통상관련 전문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외교부의 통상부분이 산업부로 넘어오면서 최경림 차관보를 비롯한 통상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됐지만 본적인 외교부로 돌아갈 시기가 지났거나 입박해오면서 이같은 우려는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최 차관보 조차 올해 3월 외교부로 복귀할 예정이였지만 이같은 우려 속에 기한이 불분명한 연장에 들어갔다.

통상문제도 있겠지만 외교부 소속으로 타부처에 오래 머문다는 것은 인사상 어려가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일방적인 복귀연장을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재 산업부는 8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 8개의 FTA에 대한 협상그룹이 10개. 현재 산업부 내에 이에 대처할 통상인력은 많이 잡아야 40여명 수준이고 이중 각 그룹을 조율할 과장급은 8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10개의 통상협상 그룹을 책임진다면 많아야 4명 정도의 통상전문인력이 FTA 협상 1곳을 맡고 있는 셈이다.

한 통상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해 통상부서 내부에서 인력을 빌려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통상부서를 지날 때마다 사무실 한켠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FTA 관련 조항들을 고작 40여명의 지원들이 들여다 보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TPP 참여국들간의 FTA 협상을 급속히 진행시킨 것이 발단이다. 하지만 우리와 같이 농산물-제조업에 민감한 이웃 일본이 TPP 협상에만 120명이 넘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분명 통상당국의 '과부하'다.

하지만 통상당국의 수장격인 최경림 차관보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통상전문인력의 경우 국내 인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이라는 견해다. 물론 통상인력난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의도의 발언이겠지만 당장 타부처의 통상전문인력을 빌려서라도 와야하는 내부의 사정과는 동떨어진 이해라 더 답답한 모양새다.

통상전문인력의 전문성은 또 다른 문제다. 통상전문 관계자에 따르면 FTA 등의 협상에 자신있게 나서기 위해선 10여년 경력의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모 국장의 '통상공부는 일주일만하면 마스터한다'는 우스갯소리 같은 발언을 무색케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지적에 자극받았는지 산업부는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의 변화와 과제, FTA 분쟁해결제도, 농업통상규범, 식품위생, 관세제도, 서비스무역·투자·지식재산권 규범 등을 주제로 ‘통상 아카데미’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2월부터 직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무역실무 교육을 실시했다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원수불구근화(遠水不救近火)라 했다. 멀리 있는 물로 가까운 불을 끄지 못한다는 고사다. 장기적인 전문성 제고는 몰라도 8개의 FTA를 앞두고 인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상황에선 역부족인 정책이다. 한-호주 FTA, 한-캐나다 FTA의 경우에도 통상절차법 위반, 경제영향평가 공개 등에서 지적과 해명공방이 불거지고 있는 것도 통상당국의 이같은 과부하에 어느 정도 빚이 있다. 주먹구구식 해법보다는 통상인력난과 전문성 제고에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속보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법원 “무죄” 선고
  • 금상추에 배추·무까지…식품업계, 널뛰는 가격에 불확실성 고조 [식탁 지배하는 이상기후]
  • “서울 아니라고?” 10년간 전국 청약 경쟁률 1등 ‘여기’
  • 단독 ‘농심 3세' 신상열 상무, 전무로 승진...누나 신수정도 임원 직행
  • "9만9000달러는 찍었다"…비트코인, 10만 달러 앞두고 일시 횡보 [Bit코인]
  • 논란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막후 권력자는 당선인 아들
  • “명태균에 여론조사 뒷돈”…오세훈 서울시장 검찰 고발당해
  • "정우성, 오랜 연인있었다"…소속사는 사생활 일축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15:32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5,324,000
    • -0.79%
    • 이더리움
    • 4,660,000
    • -1.58%
    • 비트코인 캐시
    • 705,500
    • -1.4%
    • 리플
    • 2,015
    • +0.25%
    • 솔라나
    • 348,500
    • -1.55%
    • 에이다
    • 1,434
    • -2.05%
    • 이오스
    • 1,140
    • -3.23%
    • 트론
    • 288
    • -4%
    • 스텔라루멘
    • 725
    • -7.0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5,000
    • -4.62%
    • 체인링크
    • 24,840
    • +1.31%
    • 샌드박스
    • 1,092
    • +34.48%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