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점장서 보일러공으로…중장년 구직자 ‘인생 2막’

입력 2014-04-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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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제3회 중장년 재취업 성공수기 시상식’ 개최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는 16일 여의도 KT빌딩에서 40~60대 중장년들이 재취업에 성공한 수기를 공모하고 총 7편의 당선작에 대해 '제3회 중장년 재취업 성공수기 시상식'을 개최했다. 양금승 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오른쪽)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하늘은 준비된 자에게 기회를 준다”의 이만호씨(왼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전경련

“눈높이를 더 낮추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마음으로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가 16일 주관한 제3회 중장년 재취업 성공수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이만호(59세)씨는 “재취업에 성공한 끝에 얻은 교훈”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2010년 10월 은행지점장에서 명예퇴직한 이 씨는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까?’하는 생각이 항상 마음을 짓눌렀다. 그의 인생 2막을 위한 도전은 우연한 기회에 이뤄졌다. 동네 자전거가게 점포사장과 대화하면서 계기를 얻은 것. 이 씨는 자전거가게 사장이 “내가 이 자리에서 40년간 경영해 온 것도 다 기술 덕분”이라는 조언을 듣고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나이 60세가 다 되어 기술을 배운다는 것은 만만치 않았다. 2011년 3월부터 직업전문학교에서 보일러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으나 용어 하나하나 익히기도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2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니 이 씨는 공조냉동기능사, 에너지산업기사, 전기기능사 등 7개의 자격증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자격증만 갖고는 나이라는 한계를 뛰어 넘어 재 취업문을 열기는 쉽지 않았다.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전경련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방문했다. 이후 전문 컨설턴트와 상담도 하고, 중장년 채용박람회에 참가하는 등 열심히 구직을 위해 뛰어다녔다. 드디어 수차례 힘겨운 도전 끝에 기술자격증을 활용해 지난 2월 국민은행 본점 시설과 보일러기능사 채용에 최종 합격했다. 이 씨는 “눈높이를 낮추고, 준비하면 미래가 보인다”고 조언했다.

협력센터는 이 씨와 같은 40~60대 중장년 구직자를 위한 ‘전경련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를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2013년말 까지 4000명 이상의 중장년 구직자들을 재취업시켰다. 40세 이상의 구직자는 누구나 희망센터를 통해 재취업 지원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이달 16일 총 42편 수기공모작을 심사해 총 7편의 당선작을 선정, 협력센터 대회의실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수기공모를 총괄한 양금승 협력센터 소장은 “중장년들이 치밀한 자기계발과 끊임없는 도전으로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 보다 더 어렵다는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를 읽고 깊이 감동받았다”며 “금번 성공수기가 인생 2막을 시작하려는 중장년들이 재취업 준비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활용되길 바라며, 앞으로 수기공모전을 정례화해 중장년 재취업 활성화에 일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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