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그러나 주말·휴일을 맞는 아빠들의 마음은 편하지 않다. 마땅한 가족나들이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엔 또 어딜 갈까”라는 말은 한숨과 함께 습관이 됐다. 그럴 땐 매주 열리는 프로스포츠 현장에서 힌트를 찾자.
특히 야구장은 가족나들이 명소가 된 지 오래다. 비좁은 좌석에 앉아 불편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야구장은 이제 옛말이다. 인천 문학구장과 대전 한밭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울산 문수구장, 포항야구장 등 외야 잔디석을 갖춘 야구장이 많다. 돗자리를 펼쳐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야구경기를 관람하면 평소 없던 여유를 갖게 된다.
SK 와이번스의 홈구장 인천 문학구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야 잔디석을 조성했다. 특히 바비큐존에서 즐기는 삼겹살은 야외 잔디석의 트레이드마크다. 가족은 물론 친구, 연인과의 데이트로도 안성맞춤이다.
기아 타이거즈의 새 홈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는 광주의 새 명물이 됐다. 2만2000석 규모의 최신식 야구장이지만 야외를 잔디로 조성, 관중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모래놀이 공간, 가족 테이블석, 커플석 등을 마련해 가족단위 및 여성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바비큐석도 빠지지 않는다. 내야석 양쪽 구석에 바비큐석을 설치, 복합놀이공간으로써 손색이 없다.
가족들의 캠핑 장소가 된 야구장도 있다. NC 다이노스의 홈구장 창원 마산구장이다. 외야에 텐트를 설치하고 전광판으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창원 마산구장은 또 국내 최초 나무로 된 스탠딩석을 마련해 최대 6명이 함께 앉아 준비한 음식을 먹으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남녀 프로골프 대회장은 갤러리 참여 자체가 훌륭한 나들이다. 18홀 드넓은 필드를 마음껏 걸으며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할 수 있어 프로야구 관람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국내 프로골프 대회는 5월 말까지 전국에서 11개 대회가 열려 일정, 교통, 입장료 등을 체크하면 나들이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는 17일부터 나흘간 강원 횡성의 웰리힐리 골프장에서 열리는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을 시작으로 경기 성남의 남서울CC,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경기 용인의 88, 전남 나주의 해피니스에서 차례로 프로골프대회가 열린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25일부터 사흘간 경남 김해의 가야CC에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를 시작으로 전북 무주의 무주안성, 경북 경산의 인터불고, 경기 포천의 일동레이크, 강원 춘천의 라데나, 경기 이천의 휘닉스스프링스에서 각각 티오프한다. 대부분 무료 개방으로 입장료를 받는 대회는 추첨을 통해 경품이 마련된다. 경기 관람 후 골프장 주변 맛집을 방문하거나 지역 먹을거리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