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핑계 선거운동… 현장방문 후보들 본전도 못 건져

입력 2014-04-18 17:15 수정 2014-04-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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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물밑 선거운동 이어가

진도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애도를 빌미로 문자메시지 선거운동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번 사고로 대부분 후보들이 당분간 선거운동 등 공식 일정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에서는 사고 현장 방문 등의 상황을 유권자들에 소개하며 사실상 간접 선거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4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한 후보는 현장방문 소식과 함께 18일 “지금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열심히 수색작업을 하고 있고, 관계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탑승객이 꼭 살아 돌아와 가족과 재회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뿌렸다.

또 다른 서울시장 후보는 세월호가 침몰된 날 대놓고 ‘서울시장 토론회 18일 13시30분 중소기업중앙회관 B1 꼭 오셔서 OOO 응원해 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토론회는 사고 여파로 취소됐다.

부산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모 후보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애도로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합니다. 초·중·고등학생들이 안전하게 현장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즉각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며 사실상의 선거 홍보 문자를 발송했다.

서울의 한 구청장 선거에 나선 후보는 “새누리당 은평구청장 예비후보로서 이번 경선에서 승리하여 구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발송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를 가진 부모로 억장이 무너진다.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일, 제게 맡겨 주십시오”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런가 하면 사고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온갖 욕설을 듣고 쫓겨나다시피 돌아오는 등 낭패를 본 사례가 많았다.

사고 첫날 현장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지사는 “경기도지사가 여기 왜 왔느냐”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은 사고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도중 마이크를 빼앗기는 수모를 겪었다. 일부 가족들은 남 의원을 향해 차마 입에 담지 못 할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역시 사고 현장이 자신의 관할 지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욕설과 쓴소리를 듣고 퇴장해야만 했다.

일각에서는 물밑에서 선거운동을 이어가기도 했다. 한 경기지사 후보는 당원협의회를 찾아 당원들을 만나며 ‘한 표’를 부탁했고, 사고가 난 인천에서도 시민단체와 각종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고 다녔다.

새누리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일분일초가 아까울 수밖에 없고 운동을 할 수 없다는 답답한 심정을 이해는 한다”면서도 “그래도 지금은 모두가 자중할 때 아니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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