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신임 유엔주재 이란대사인 하미드 아부탈레비 입국을 거부하는 새 법안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새 법안은 유엔대사 중 테러나 스파이활동과 관련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는 인물은 대통령이 비자발급을 거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과 우방을 대상으로 한 스파이와 테러 활동에 연루된 인물이 외교를 구실로 미국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의회의 우려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아부탈레비 신임 이란 대사는 지난 1979년 11월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 점거 사건을 주도한 ‘무슬림학생연맹’일원이었다. 당시 미국이 팔레비 전 이란 국왕 망명을 허용하자 과격파 이슬람 학생들이 미국 대사관을 점거해 외교관 등 52명을 인질로 잡고 444일간 인질극을 벌였으며 이 사건으로 이란과 미국의 국교가 단절됐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측근인 아부탈레비는 당시 사건에서 자신은 주동자가 아니라 단순한 통역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는 테러 연루자인 그의 입국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번 새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 정부도 지난 11일 입국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이에 이란이 유엔에 개입요청을 하는 등 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