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승조원 지시에 따른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당시 승무원들의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만 믿고 객실에서 대기하던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이 탈출 기회를 놓친 점을 감안하면 세월호 승무원들의 부적절한 대응이 화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황광일 한국해양대학교 교수는 19일 오후 MBC 뉴스특보에 출연, 승객들이 탈출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비행기에 비해 승선객들은 배 내부 구조에 익숙하지 못해 방향을 잃기가 쉽다”며 “배에 익숙한 승선원들이 안내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일반 시민 394명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승조원의 지침과 안내 정보가 선박 사고 발생시 승선객들이 대피하는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응답자의 56%가 선박 사고 발생시 ‘승조원의 지시에 따른다’고 답했다”며 “‘안내 방송에 따른다’는 응답이 17.3%로 두번째로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 보도된대로 승무원이 자기 업무에 충실하지 못했다거나 잘못된 피난 정보가 제공됐다고 한다면 이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피난을 유효하게 할 수 있는 73%의 기회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선박 사고 발생시 안전 교육의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고등학교 120명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한 결과 피난 시간이 30% 빨라졌다”며 “피난 시간보다 최초 반응시간 더 중요한데, 안전교육을 실시했을 경우 최초 반응시간은 교육전 20초에서 교육후 5초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또 최초 반응시간에 대해 “비상 알람 울렸을 때 좌우를 두리번거리는 것이 아니라 신체를 일으켜 피난을 하는 행위뿐만 위험을 감지한 후 피난을 실천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며 “이는 안전교육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선상 안전교육은 비행기와는 달리 대부분 TV를 통한 동영상 교육이 주를 이룬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설문 조사 결과 ‘대피 안내 방송을 들었냐’는 질문에 ‘들었다’는 응답은 15%였다”며 “재난방송이 이뤄지는 시간이 배가 출발하기 직전이나 출발한 직후이기 때문에 승선객들은 선밖을 구경하거나 선내에서 이동하기도 하고 짐을 풀기 때문에 승선객들에게 피난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안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