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가 세월호 침몰 사고를 계기로 재난보도 준칙을 제정키로 했다.
기자협회는 20일 “일부 언론이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일련의 취재 보도 과정에서 희생자 가족과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며 신뢰를 잃은 오욕의 민낯을 드러냈다”며 “재난보도 준칙 제정을 위한 관련 작업에 즉각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어 “재난보도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함과 절제된 자세가 필요하다”며 “왜곡된 속보경쟁, 부적절하고 자극적인 내용전달, 예의를 벗어난 취재행태 등으로 국민적 불신을 초래했다”고 자성했다.
기자협회는 준칙을 만들기 앞서 회장단과 회원사의 의견을 모아, 10개항의 보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세월호 참사 보도는 신속함에 앞서 무엇보다 정확해야 한다 △피해 관련 통계나 명단 등은 반드시 재난구조기관의 공식 발표에 의거해 보도한다 △진도실내체육관, 팽목항, 고려대 안산병원 등 주요 현장에서 취재와 인터뷰는 신중해야 하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해 보도한다 △생존 학생이나 아동에 대한 취재는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언론은 보도된 내용이 오보로 드러나면 신속히 정정보도를 하고 사과해야 한다 △언론은 자극적 영상이나 무분별한 사진, 선정적 어휘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은 불확실한 내용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도를 통해 유언비어의 발생과 확산을 방지한다 △영상취재는 구조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공포감이나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도록 근접취재 장면의 보도는 가급적 삼간다 △기자는 개인적인 감정이 반영된 즉흥적인 보도나 논평을 자제해야 한다 △언론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제시하도록 노력한다 등이다.
기자협회는 정부 관계자, 재난 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재난보도 준칙 제정을 위한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2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관련 세미나를 열기로 했다. 본지는 이 같은 협회 차원의 재난보도 준칙 제정 과정에 적극 참여하는 것은 물론, 모든 사건·사고시 보도 가이드라인을 엄중히 준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