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정부, 위기관리 한계 드러냈다

입력 2014-04-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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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롤타워 혼선, 해상관제센터 대응 미흡 지적도

▲20일 오후 '세월호'가 침몰한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3㎞ 해상에 침몰한 세월호의 선수 부분에 바지선이 정박, 잠수사들이 모여들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정부가 세월호 사고 직후 1시간 동안인 ‘골든타임’ 때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참사로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수면에 떠 있던 2시간 동안 대책 없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49분부터 침몰하기 시작했다. 이후 세월호가 선두 밑 부분 일부만 남기고 선체가 수면 밑으로 잠긴 것은 오후 11시 20분께. 사고부터 침몰까지 배의 일부는 2시간 20여분 동안 수면 위에 떠 있었다. 그러나 이 시간 동안 적극적인 승객의 대피는 이뤄지지 않았다.

사고 직후 제주해상관제센터(VTS)는 8시 55분부터 9시 6분까지 10여분간, 진도VTS는 9시 6분부터 9시 31분까지 31분간, 11차례나 세월호와 교신했다.

이 과정에서 두 곳의 VTS는 “구호 조처를 취하라”고 세월호에 지시했다. VTS별로 제주VTS는 “승객에 구명조끼를 착용시키고 대피시키라”고 했으며 진도VTS는 11차례 정도 주변 화물선과 교신하며 “세월호가 지금 침몰 중이니 가능한 구명조끼와 구명벌을 바다로 투하하라”고 지시했다. 세월호 승무원들은 진도VTS와 교신이 끊긴 9시 38분께부터 선박을 탈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운항 승무원들 뿐 아니라 이들 VTS의 대처도 미진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도VTS는 사고 지점에서 약 24km 떨어진 가장 가까운 관제센터로, 적극적인 초동대처가 요구됐던 곳이다. 그러나 진도VTS는 9시 25분 세월호에 “선장이 최종 판단해 승객의 탈출을 지시하라”고 응답하는 데 그쳤다. 이후 세월호가 구조 가능 여부를 거듭 문의하자 진도VTS는 9시 27~28분에 “10분 내 경비정 도착, 1분 내 헬기 도착”이라고 응답한 뒤 9시 30분 주변 선박에 구조를 요청했다. 9시 6분 최초 교신 이후 24분 지나서야 인근 지역의 선박에게 구조 지원 요청이 전달된 셈이다.

◇중대본 꾸려진 뒤에도 숫자 파악에만 급급= 정부가 세월호 사고 직후 허둥지둥댄 것도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안전행정부의 범정부 재난 안전 콘트롤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는 사고 접수 한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꾸려졌다.

그러나 중대본은 세워진 뒤에도 탑승자, 구조자 등 여러 기관이 보고하는 숫자를 모집하는 데도 벅찬 모습을 보여줬다. 중대본이 초기 대응에 허술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본부조직과 인력이 일원화되지 않았던 탓이 크다.

현 정부는 지난 2월 7일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을 시행했다. 이 법은 안행부에 중대본을 설치해 재난에 대한 총괄기능을 맡기는 것이 골자다.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소방방재청이 재난의 총괄기능을 맡았다.

법 시행 뒤에는 안행부가 방재청이 맡았던 지휘부 역할을 가져갔지만 방재청의 전문인력을 흡수하지는 않았다. 이 때문에 중대본의 현장을 책임진 해양경찰청은 초도 대응을 효과적으로 이끌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의 재난에 대한 불충분한 준비가 콘트롤 타워 없이 민·관·군이 서로 따로 움직이며 시간을 허비하게 한 원인이란 것이다.

◇‘첨단 장비 투입 늦었다’ 지적도= 정부 당국의 첨단 장비를 통한 초동 대처도 늦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배가 선두 밑바닥 부분를 남기고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뒤 군 현장구조지원본부는 개당 35톤의 부양력을 가진 ‘리프트 백’을 설치했다.

그러나 리프트 백이 배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뒤 설치된 탓에 현장 관계자와 일부 언론은 이 장비의 역할을 배위 위치를 알려주는 대형 부표로 착각했다.

이후 리프트 랩이 세월호에 더 빨리 설치됐다면 인명구조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늘어났을 것이란 아쉬움이 진도체육관에 있는 실종자 가족들에게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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