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혁신기업]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 일본 IT업계의 풍운아

입력 2014-04-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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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선 영어만 쓸 것” 보수적 관습상식 거부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 겸 CEO. 블룸버그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일본 IT업계의 풍운아다.

그는 도쿄대, 교토대와 더불어 일본 3대 국립대학으로 꼽히는 히토쓰바시대학 상학부를 졸업하고 1988년 미즈호은행의 전신인 일본흥업은행에 입사했다. 은행에 재직 중이던 1991년에 도미해 하버드대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1993년 귀국해 흥업은행 본점 인수ㆍ합병(M&A) 부문에 배속돼 소프트뱅크 기업 인수 안건을 다루는 등 은행가로서의 탄탄대로 길을 걸었다.

그러나 미키타니는 열심히 일하면서도 하버드 MBA 시절 만난 미국 동창들의 인생설계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미국에서 우수한 학생은 대기업에 취직하기보다는 자기 사업을 일으킨다. MBA 시절 동창생 중에는 학업과 병행해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도 있었다. 미국에서 싹튼 창업 의지를 실행에 옮긴 계기는 1995년 한신 대지진이다. 당시 지진에 친척을 잃으면서 미키타니는 “인간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그해 11월 사표를 제출하고 컨설팅업체인 크림슨그룹을 설립했다.

컨설팅을 계속하면서 미키타니는 본격적인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그가 고려한 사업 아이템 중 컴퓨터 교실과 컴퓨터 개인교사는 실제로 체험도 해봤으며 최종 후보에는 맥주 제조와 빵집 체인점도 있었다. 결국 그는 미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전자상거래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라쿠텐을 설립해 오늘의 성공신화를 이루게 된다.

일본 재계의 보수적인 관습과 상식을 거부하는 반항적 기질이 라쿠텐의 성공을 이끈 비결로 꼽히고 있다. 변화와 혁신을 항상 추구하는 자세가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에 그는 일본 토종기업인 라쿠텐의 공용어를 영어로 바꾸는 ‘잉글리시나이제이션(Englishnization)’을 발표했다. 사내 메일과 문서, 회사식당 메뉴판 등을 전부 영어로 바꿨다. 심지어 회의 참석자가 전부 일본인이어도 영어로 진행하게 하는 등 뚝심 있게 영어 공용어 계획을 밀어붙였다. 국제화 시대에 영어는 생존의 필수도구라는 인식이 깔려 있던 것.

2011년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사고가 터지자 일본 경제단체연합회인 게이단렌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보수적인 견해에 반발해 탈퇴했다. 지난해 3월 열린 산업경쟁력회의에서는 “일본은 CEO의 월급이 너무 낮다”며 “구조조정이나 인수ㆍ합병(M&A) 등 대단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경영자에게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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