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전방위 수사선상...'오대양 사건' '세모 유람선' 미스터리 재부상

입력 2014-04-22 08:54 수정 2014-12-16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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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인천항여객터미널에 위치한 청해진해운 선사

세월호 침몰 사고로 검찰의 집중 조사를 받고 있는 선사 청해진해운이 세모그룹의 후신으로 알려지면서 1987년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오대양 사건'과 1990년 '세모 유람선 사고'를 둘러싼 미스터리가 회자되고 있다.

이른바 '오대양 사건'은 지난 1987년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의 용인 공장에서 사장과 종업원 등 32명이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수사 결과 오대양의 대표이자 교주인 박순자는 1984년 공예품 제조업체인 오대양을 설립하고, 종말론을 내세우며 사이비 교주로 행세. 특히 자신을 따르는 신도와 자녀들을 집단시설에 수용하고, 신도들로부터 170억원에 이르는 거액의 사채를 빌린 뒤 원금을 갚지 않고 있던 중 돈을 받으러 간 신도의 가족을 집단 폭행하고 잠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 발생 당시에는 집단 자살의 원인이나 자세한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채 수사가 마무리됐으나 1991년 7월 오대양 종교집단의 신도 6명이 경찰에 자수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일부 풀렸다.

이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을 것으로 경찰이 추정하던 3명이 자살사건 전에 계율을 어겼다는 이유로 오대양 직원들에게 살해당한 뒤 암매장, 이에 따라 경찰이 전면 재조사에 들어갔지만 집단자살극인지, 아니면 외부인이 개입된 집단 타살극인지에 대한 논의만 무성했을 뿐 진상은 밝혀지지 않았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은 당시 오대양 사건과 관련한 상습사기 혐의로 체포돼 1992년 징역 4년형을 받았다. 유병언 전 회장은 당시 세모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오대양 사건 발생 전 '구원파'라는 사이비 종교의 목사격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오대양 사건에 구원파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랐으나 그에 대한 혐의 사실은 대부분 인정되지 않으면서 4년형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세모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이 뿐 만이 아니다. 1990년 세모는 직원 중 14명이 사망ㆍ실종된 한강 세모 유람선 침몰 사건에도 연루됐다.

1990년 9월11일 홍수로 한강 물이 급속도로 불어나자 유람선과 바지선이 떠내려갈 것을 우려한 세모는 당시 안전요원만 남은 강 중앙으로 직원들을 대거 투입했다. 강 한 가운데로 나간 직원들은 1100t급 바지선 노들나루호와 230t급 유람선 노들1호를 떠내려가지 않게 밧줄로 계류장에 묶는 작업에 열중하던 중 상류에 정박해 있던 배에 들이받혀 동시에 표류했다. 이들 배는 마포대교 8번 교각을 들이받고 순식간에 침몰, 사고 직후 한강순찰대가 출동해 구조작업을 벌였으나 구조된 인원은 18명에 불과, 세모 직원 14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세모 유람선 사고 이후 세모는 1997년 부도로 문을 닫고 오너 일가족은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로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병언 전 회장 3부자가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오대양 사건'이 재부상하는 것은 물론 세모의 실체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2일 연합뉴스가 청해진해운과 관련 회사들의 감사보고서와 등기부등본 등을 확인한 결과, 청해진해운은 세모그룹이 최종 부도를 맞은 지 1년 반 뒤인 1999년 2월 개인주주들을 모아 자본금 34억원으로 설립됐다. 이들 개인주주는 모두 유병언 전 회장과 연관 있는 인물로 추정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후 청해진해운은 1997년 분사된 세모해운의 선박과 사무실 등 유형자산을 120억여원에 사들여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돼 있다. 2005년 7월엔 조선업체 ㈜천해지가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인수해 설립된다. 천해지의 초기 주주는 ㈜새천년, ㈜빛난별 등 법인과 우리사주조합이다. 다만 이들 두 법인의 실체를 알 수 있는 공식기록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이때까지도 전면에 드러나지 않던 유병언 회장 일가의 존재가 드러난 것은 2008년 천해지의 주주구성이 아이원아이홀딩스와 ㈜다판다, 문진미디어 등으로 변경,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최대주주인 ㈜천해지(39.4%)의 지분이 갈수록 높아지면서부터다.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인 유대균(44) 씨와 차남인 유혁기(42) 씨 등 유씨 일가가 주축이 돼 지난 2007년 10월 설립한 회사다. 설립 당시 이들 형제의 나이는 30대 중반으로 17억원씩 출자, 이때부터 유 전 회장 일가가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경영의 특징은 외부 투자를 받기보다 상호출자에 집중하고, 경영진 역시 관계사의 임원을 임명하는 방법으로 '내부결속'을 단단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천해지는 지난해 11월 사업다각화와 경영합리화의 일환으로 사진예술작품 판매회사인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의 문화사업부문을 합병했다. ㈜천해지는 지난해 제3자 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지분은 70.13%에서 42.8%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아이원아이홀딩스는 ㈜천해지를 종속기업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고 손자회사 격인 청해진해운을 유의적 영향력이 없는 기타특수관계자로 분류했다.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청해진해운에 대한 직접 소유 지분은 현재 7.1%에 불과하다.

'오대양 사건'의 여파로 자취를 감췄던 세모그룹은 청해진해운을 발판삼아 지주회사 체제로 재건됐지만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로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22일 오전 현재 세월호 승선자 476명 중 98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정 및 반론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하여, 오대양 사건은 기독교복음침례회나 유 전 회장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없기에 이를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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