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surfing)의 기술

입력 2006-05-2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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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Surfing)이 ‘파도타기’라는 걸 알게 된 것은 70년대 후반에 즐겨 들었던 비치보이스(Beach Boys)의 ‘Surfin' USA’ 덕분이며, 멋진 스포츠라고 느끼게 된 것은 케이트보스워스 주연의 서핑무비 블루크러쉬(Blue crush)를 보고 나서부터다. 새벽녘 하와이 해변에서 주인공 앤매리가 보여준 서핑은 일출과 어우러져 강인함과 투지, 그리고 찬연한 기개를 오감으로 느끼게 한다.

서핑은 단계적으로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우선 파도를 역행하여 바다로 300~400m를 나아가야 하며, 수없이 밀려오는 파도 가운데 어떤 파도를 선택해서 탈 것인가를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 찰나의 판단에 따라 파도에 올라타는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데 서핑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이 타이밍에 있다. 이렇게 일단 파도를 탔다면 넘어지지 않도록 평형감각을 유지해서 보드에 몸을 싣고 나와야 한다.

서핑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수영능력이 뛰어나야 하며, 서핑종류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서퍼들이 즐기는 서프보드(surf board)는 보드길이 180cm, 너비 50~60cm, 두께 8~10cm에 불과한 작은 판자를 필수적으로 구비되어야 한다. 인터넷을 뒤적이는 것을 이 스포츠에 견주어 서핑이라고 한다. 실제로 인터넷 서핑은 스포츠 서핑과 아주 흡사하다.

우선 가치있는 ‘그 무엇’을 얻기 위하여 이곳저곳을 휘젓고 돌아다녀야 하며, 검색엔진이 홍수처럼 쏟아내는 원시자료(Raw data) 가운데 필요할 것 같은 키워드를 순간 포착해야 한다. 자칫 순간을 놓치면 클릭 한번만으로도 그 정보를 영영 만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를 포착했다면 그 키워드를 따라 파도타기를 해야 한다. 자칫 파도를 잘못 고르는 경우는 바로 내려서 다음 파도를 기다릴 줄 아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렇잖으면 다시 파도를 역행해야 하는 수고를 더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핑 중에 찾은 정보는 취하는 타이밍에 의해 그 가치가 다르다.

서핑 도중 토픽(Topic)을 건졌다면 그 가치는 최고가 될 것이고, 트렌드(Trend)를 얻었다면 그 가치 또한 배가 될 것이다. 물론 취한 토픽과 트렌드가 기대하는 바 목적과 흐름을 같이 했을 때 그렇다.

창업에서도 서핑은 대단히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이며, 요즘 뜨는 아이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창업하려면 먼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해외에서 잘나가는 아이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도 서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이다.

창업정보 서핑의 특징은 어느 키워드로든 창업과 연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점이다. 가장 일반적인 키워드인 ‘창업, 프랜차이즈, 입지, 상권분석, 뉴비즈니스, 아이템, 유망’ 등은 물론이고, ‘사랑, 장난감, 게임, 어른, 실버...’ 등 사전에 나오는 어떤 단어로도 창업정보는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퍼 가운데는 파도를 잘못 선택해서 중간에 사라질 파도를 타는 경우도 있고, 끝까지 황홀한 서핑으로 마감해줄 파도를 만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인터넷 서핑도 수많은 정보 가운데 잘 고른 정보 하나가 인생을 바꿔 놓기도 하고, 때론 스크린되지 않은 스팸을 잘못 인식해서 인생을 꼬이게 만들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창업정보 역시 널려있는 정보 가운데 ‘자기의 것’을 순간 포착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혜안은 서핑시간과 비례한다. 틈날 때마다 서핑하는 사람들은 언뜻 시간낭비를 하는 것 같지만 어느새 정보를 보는 안목이 높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순간적으로 필요한 정보인지, 광고인지, 쓰레기인지를 금세 분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인터넷 검색이 온라인 서핑이라면 창업 책을 읽는다거나 해외 창업투어, 박람회 관람 등은 오프라인 서핑이라 하겠다. 서핑은 자주 그리고 많이 한다고 해서 시간을 소비하는 것은 아니다. 나중의 서치(search)기술을 위하여 잠시 시간을 더 투자하는 것 뿐이다. 창업하려는가? 그렇다면 무식하게 서핑해 보라. 놀다보면 어느 순간, 눈길을 잡아주는 키워드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곧 당신의 것이다.

이형석(leebangin@gmail.com)

비즈니스유엔 대표컨설턴트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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