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여 동안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올해 경영 구상을 가다듬고 이달 17일 귀국한 이 회장은 22일 오전 8시경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출근해 업무에 돌입했다.
이 회장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한 지 1년 만인 2011년 4월부터 일주일에 두 번씩(화·목) 서초사옥에 출근을 시작했고, 2012년 말부터는 매주 화요일 출근을 정례화했다.
이 회장이 ‘출근 경영’에서 빼놓지 않는 것이 ‘오찬 경영’이다. 주요 계열사 경영진, 여성 임원, 직원 등 오찬 참석자에 따라 주제는 각각 다르다. 이 회장은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회의 형태의 오찬을 주재한다.
이날 첫 오찬은 삼성전자 경영진과 함께한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 글로벌 출시한 ‘갤럭시S5’에 대한 시장 반응과 향후 전략, 반도체, TV 사업 현안, 1분기 경영 실적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눌 예정이다.
이 회장이 출근 경영을 재개하자 삼성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 회장은 “다시 한 번 바꾸라”며 올 초 주문한 한계 돌파에 대한 추진 상황을 꼼꼼히 점검하고, 위기론을 재차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이 회장이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사업 재편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던질 지가 관심사다. 삼성은 지난 8개월 동안 7번이나 그룹 내 사업을 재편했다. 지난달 31일 삼성SDI, 제일모직 합병을 결정한 데 이어 이틀 만인 지난 2일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을 합치기로 결의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협력업체 직원 사망사고, 이달 20일 과천 삼성SDS 건물 화재 등 최근 연달아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고에 대한 강한 질책도 예상된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삼성정밀화학 부지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 중이던 물탱크가 터지면서 3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을 전격 경질하고 책임을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