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관재(官災)이자 인재(人災)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고위공직자 사회와 국정 시스템에 대수술이 예고되고 있다.
이를 위해 참사의 책임자를 엄정처벌하기 위한 전방위 수사가 본격화되기 시작됐다. 또한 관(官)이 오히려 화를 더 키웠다는 비판이 확산되면서 관재를 뿌리뽑기 위한 문책 개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번 참사를 계기로 고질적인 후진국형 병폐에서 벗어나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개조 작업이 전개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22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번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드러난 부실한 선박 관리와 검사 체계에 얽혀 있는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의 병폐를 뿌리뽑기 위한 전방위 수사를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동수사본부는 승객을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과 일부 승무원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실소유자의 부정부패도 규명해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계획이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법과 규정을 어기고 매뉴얼을 무시해 사고원인을 제공한 사람들과 침몰과정에서 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사람들, 또 책임을 방기했거나 불법을 묵인한 사람 등 단계별로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은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은 이 정부에서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며 “반드시 단계 단계별로 철저히 규명해 무책임과 부조리, 잘못된 부분에 대해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대대적인 문책인사와 인사 시스템 대수술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기념사진 논란’을 일으킨 송영철 안정행정부 감사관의 사표를 일벌백계 차원에서 수리하면서 이번 사고 책임자의 대대적인 문책인사를 예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책임졌던 안행부 장관을 비롯해 해양수산부와 교육부, 해양경찰청에 대한 문책·책임 인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참사와 관련해 정치권에서 내각 총사퇴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문책인사가 그동안 신뢰감을 크게 잃은 경제팀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개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해수부 출신 낙하산 인사 근절과 해피아 문책인사, 대충하는 관료주의에 물든 공무원조직의 대대적인 인사시스템에도 메스가 가해질 전망이다. 특히 일하는 공무원만 감사를 받는 감사체계와 자리보전에만 급급한 공무원 퇴출이 불가피해 관가에 인사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