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직자 사이에서 절세에 초점을 맞춘 재테크 수단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주식 및 부동산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공직자들은 예금을 늘리며 안정적으로 재산을 쌓았다.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관보에 공개한 2013년도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사항 신고 내역을 살펴보면 재산이 늘어난 고위 공직자 대부분은 부동산 침체로 부동산보다는 펀드나 예금 등 금융자산 재테크로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은 영업정지된 토마토2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넘겨받은 예솔저축은행에 예금 2000만원이 있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시기에 오해를 살까 봐 영업정지 사실을 알고서도 예금을 찾지 않고 그냥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재산은 지난해 2억1413만원 불어났는데 그의 재산은 대부분 예금(18억2536만원)에 집중됐다.
지난해 고위 공직자들은 절세에도 신경을 썼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투자위험을 대폭 줄이는 방면으로 자산관리 방향을 잡았다.
브라질 국채, 유전펀드, 물가채 등이 쇼핑 목록에 올랐으며, 지난해 말 가입자에 한해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는 즉시연금도 서둘러 사들였다. 상장지수펀드(ETF)에도 러브콜을 보냈다. 업종별 대표 종목들을 모두 담고 있어 분산효과가 뛰어난 데다 낮은 수수료로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다는 매력이 고위 공직자들을 끌어들였다.
‘2013년 고위 공직자 재산변동 신고내역’에 따르면 최태인 한국기계연구원장은 유전펀드인 ‘한국앵커(Ankor)유전’을 1200주나 매수했다. 멕시코만 해상 유전에 투자하는 이 펀드의 가장 큰 매력은 2014년까지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액면가 기준 3억원 이하 원금에 대해서만 5.5%의 세금을 물린다.
세테크 대표상품인 브라질 국채도 큰 사랑을 받았다.
고위 공직자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것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ETF는 주식처럼 상장돼 있기 때문에 매매가 편리한 데다 주식형보다 수수료가 낮아 비용이 덜 든다. 다양한 자산을 담고 있기 때문에 분산투자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한편 기획재정부 전현직 고위 공무원의 경우 재산이 소폭 증가해 재테크 수완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총 41억7999만원의 재산을 신고, 전년 대비 333만9000원가량 재산이 늘어났다.
급여저축, 예금이자 및 펀드수익 등의 가격이 종전 12억314만원에서 13억3447만원으로 1억3133만원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