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노바티스가 글로벌 제약업계 대형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쐈다.
노바티스는 22일(현지시간) 현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한 대규모 인수ㆍ합병(M&A) 계획을 발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회사는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항암제사업부를 최대 160억 달러(약 16조6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먼저 145억 달러를 지급하며 GSK의 항암제 신약 개발성과에 따라 15억 달러를 추가로 낼 예정이다.
대신 노바티스는 GSK에 자사의 백신(독감 제외)사업부를 71억 달러에 매각한다. 또 동물의약품 사업부는 미국 일라이릴리에 54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했다.
조셉 지메네스 노바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회사 내 작은 사업부의 매각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혀 이날 ‘메가 딜’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글로벌 제약업체들이 메가 딜에 나선 것은 단순히 구조조정으로 이익이 나지 않는 자산을 털어버리려는 것이 아니라 문어발식 확장을 지양하고 자신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려는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노바티스와 GSK는 M&A뿐 아니라 처방전 없이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 중심의 소비자헬스케어사업부를 합쳐 별도 합작벤처도 설립하기로 했다. 새 벤처 매출규모는 약 109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GSK가 63.5%, 노바티스가 나머지 지분을 각각 보유할 예정이다. 새 벤처는 노바티스의 두통약 ‘엑세드린’이나 글락소의 시린 이 전문 치약 ‘센소다인’ 등의 브랜드를 강화하려는 의도다.
GSK는 노바티스 백신사업부 인수로 노바티스의 뇌수막염 예방백신 ‘벡세로’를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일라이릴리는 이날 성명에서 “노바티스 사업부를 인수해 세계 2위 동물의약품기업이 탄생하게 됐다”며 “두 회사의 동물의약품사업부 지난해 매출은 총 11억 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전날 캐나다 최대 제약사 발란트는 행동주의 투자자로 유명한 윌리엄 애커먼의 퍼싱스퀘어와 손잡고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건 인수에 나선다고 밝혔다.
미국 1위 제약사 화이자는 최근 다수의 항암제를 보유한 아스트라제네카에 1000억 달러 인수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