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22일 “만약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그것은 (북핵 문제에 대응하는) 전체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구도가 바뀌는 근본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장관은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아산정책연구원이 개최한 ‘아산 플래넘 2014’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은 모든 국제사회를 상대로 절대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외교는 냉전 이후 역사의 진로를 바꿔놓을 수 있는 최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가장 큰 도전은 북한 문제와 (북한이) 굴복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북핵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늘 우리가 직면한 위협은 90년대 초반 김정일 체제가 들어섰을 때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위협적”이라면서 “지난해 말 장성택 처형사건에서 드러났듯이 김정은 체제의 유동성이 눈에 띄게 심화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암울한 점은 북한이 이제는 핵무기 개발정책을 숨기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헌법에 명기하고 공공연히 표방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는 핵을 가진 북한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은) 핵 야욕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윤 장관은 “북한이 현재의 길을 고집한다면 그 길의 끝이 무엇인지 역사가 가르쳐 줄 것”이라면서 “이제라도 북한은 잘못된 선택의 길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 첫 선택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의 우경화와 과거사 도발에 대해 우회적인 비판도 가했다.
윤 장관은 “동북아 정세가 냉전 종식 이후 최대로 긴장되고 있다. 역사·영토 갈등과 군비경쟁은 역내의 다른 긍정적인 상호 의존성을 압도하고 있다”면서 “일부 추악한 민족주의가 머리를 들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상황이 어려운 시기에 국수주의가 발흥하고는 했는데 이런 국수주의는 거의 예외 없이 국가의 몰락 또는 전쟁을 포함한 공멸로 가는 길”이라면서 “오늘날 역사 부정주의와 수정주의로 나타나는 국수주의는 스스로 고립과 역사적 잘못의 반복으로만 이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