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이 지난해에도 저원가성 예금을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성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212조5000억원으로 전년(193조8000억원)과 비교해 9.7%(18조7000억원) 급증했다.
정기예·적금 보다 금리가 낮아 저비용의 대출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특히 지급 이자가 거의 없어 예대마진 확대에 유리한 탓에 은행들은 매년 저원가성 예금을 늘리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은 0%대의 낮은 금리를 주는 보통예금 등 요구불성예금과 MMDA(머니마켓펀드) 등을 합한 수시입출금식 예금을 의미한다.
지난해 가계의 요구불예금은 2012년보다 무려 20.3%(7조1000억원) 확대된 41조9600억원을 기록, 지난 2001년(21.3%) 이후 최고 증가율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기업의 요구불예금이 7.8% 증가(2조9800억원)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반면 은행권 저축성예금 증가율은 6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은행권 정기예·적금 등 저축성 예금은 459조7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5.5%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2010년 16.0% 이후 2011년 9.4%, 2012년 6.2% 등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적금 금리가 3%를 밑돌면서 소비자들은 일정 기간 자금을 묶어두기 보다는 언제라도 자금을 뺄 수 있는 저원가성 예금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면서 “여기에 우량 대출 수요가 줄어든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저원가성 예금 유치에 적극 나선 점도 저원가성 예금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