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거꾸로 가는 회사채 차환제 -김현정 시장부 기자

입력 2014-04-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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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BO시장에 기업들이 몰려있어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는 게 예전처럼 쉽지가 않다.”

A중소기업의 자금을 담당하고 있는 직원의 호소다. 가령 예전에는 회사채 차환 지원이 필요해 P-CBO시장 문을 두드리면 필요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받을 수 있는 만큼 지원받을 수 없다고 중소사들은 볼멘소리를 낸다.

기업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P-CBO시장에 참여하는 기업이 늘어 각 회사가 가져가야 할 파이가 줄어들자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은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이하 P-CBO. Primary CBO)시장은 투기등급 기업의 채권을 모아 담보로 잡고 일부 금액만 채권으로 발행하는 시장이다.

반면 유동성 위기에 처한 대기업들은 원하는 만큼 회사채 차환을 지원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회사채 상환이 임박한 대기업까지도 P-CBO 확장판인 회사채신속인수제를 통해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 한라, 현대상선, 동부제철, 한진해운 등이 신속인수제로 차환지원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이들의 자구계획안에는 향후 2년간 돌아오는 모든 회사채를 회사채신속인수제를 통해 지원받겠다는 안도 포함됐다. 엄격한 심사를 통해 신속인수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차환발행심사위원제도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심지어 차환발행심사위원회의 한 축인 신용보증기금이 차환발행을 반대해도 산업은행이 무리하게 통과시키기도 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차환발행심사위원회서 산업은행의 발언권이 가장 세다”며 “나머지 기관들은 들러리 내지는 거수기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은 자금난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대기업들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등에 업고 자금난을 피해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숨통을 열어주기 위해 도입한 회사채차환지원제도에 대해 중간 점검을 해 봐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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