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전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총 3만755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실적(2만5086가구)에 비해 23%나 급증한 것이다. 건설사들이 내달 공격적으로 아파트 분양에 나서는 이유는 봄철 분양 성수기인 데다 오는 6월 지방선거(4일)와 브라질 월드컵(13일) 등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국내경기 전망이 어둡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내달 선보일 신규 분양 단지는 서울 도심의 재개발 단지와 수도권 택지지구에 집중돼 있다. 특히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용산역 앞에서 각각 분양하는 ‘래미안 용산’(165가구), ‘용산 푸르지오써밋’(107가구)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관측된다. 이 단지들은 오피스텔과 아파트로 구성된 주상복합으로 교통 여건이 뛰어나고 일부 주택에서는 한강을 바라볼 수 있다. 서울 강남 세곡2지구에서는 민간 분양 아파트 400가구가 5월 분양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수도권에서는 광명역세권지구를 비롯해 하남 미사강변도시, 평택 소사벌지구를 중심으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들이 잇따라 청약을 받는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안양 덕천지구에 공급하는 공공분양 아파트(3190가구)와 GS건설이 김포 풍무지구에서 분양하는 ‘한강 센트럴자이’가 대표적이다. ‘한강 센트럴자이’는 총 4000가구 이상의 미니 신도시급 단지로 다음 달 1차로 공급하는 아파트(3481가구)의 97%가 중소형(전용 85㎡ 이하)으로 구성됐다.
지방에서는 현대건설이 경남 창원에서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4차’를 공급한다. 전체 1665가구 가운데 92%가 중소형으로 이뤄진다. 단지 주변으로 백화점,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과 자연환경이 잘 갖춰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청약 열기가 뜨거운 대구와 세종시에서도 약 1300가구(3개 단지), 2600여가구(3개 단지)가 분양이 예고돼 있다.
건설사들이 분양 채비를 서두르는 이유는 정부의 임대소득 과세 방침 이후 기존 주택시장에서 거래가 끊기고 가격이 내리는 것과 달리 분양시장은 여전히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부산 금정구 구서동에서 분양한 ‘구서 SK 뷰’는 최고 153 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청약을 모두 마감했다. 대구 ‘삼정그린코아 더 베스트’ 아파트도 이번달 409가구 모집에 3만1436명이 신청해 평균 76 대 1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이달 서울 강남에서 분양한 ‘역삼자이’, ‘아크로힐스 논현’은 분양가가 3.3㎡당 3000만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이지만 1~3순위 청약에서 모두 팔렸다. 반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 가격은 4주 연속 하락하며 분양시장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청약 열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건설사들이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새집을 내놓는 것도 실수요자를 분양시장에 끌어들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중대형 민간 아파트에 대한 청약가점제 폐지, 분양권 전매 기간 단축 등 규제 완화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지난 10~11일 분양한 서울 강동구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5년 전 인근 아파트 분양가(3.3㎡당 2200만~3073만원)보다 400만원 이상 저렴하게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1~3순위에서 모두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