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승객들을 두고 먼저 탈출해 공분을 사고 있는 세월호 승무원들이 변명에 급급할 뿐만 아니라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7일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세월호 선장 이준석(69)씨는 지난 19일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며 “먼저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등 항해사 김모(47)씨도 “선장이 물어봐서 승객을 퇴선시키라고 했다”며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항변했다. 또 1등 기관사 손모(57)씨는 “먼저 탈출할 생각하지 않았다”며 “안내방송을 듣고 대기하다가 배가 침수되고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내려갔다가 탈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선박직원 8명을 포함한 주요 승무원 모두 사고 당일 오전 9시38분 진도 해양교통관제센터(VTS)와 마지막 교신 직후 곧바로 탈출을 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오전 9시28분 ‘선실을 지켜라’는 안내방송이 나온 지 10분 만의 일이었다.
이들은 승객을 구하려 했지만 배의 상황이 어려워져 ‘불가 항력’라고 주장했다. 2등 항해사 김씨는 “구명정을 펼치려고 했지만 배가 기울어 미끄러지면서 구명정 근처까지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타수 조모(55)씨도 “조타기가 평소보다 많이 돌아갔다”며 “실수한 부분도 있지만 타가 유난히 빨리 돌았다”고 했다. 또 1등 항해사 신모(47)씨는 “배를 복원하려고 했지만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조타기가 고장났을 수도 있다”고 말해 기기 고장을 원인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서로에게 책임도 떠넘겼다.
1등 기관사 손씨는 “3층 기관실에 기관부원 7명이 함께 있었고, 배의 상황을 알 수도 없었다”고 했다. 또 조기장 전모(55)씨는 “단원고 학생들이 배에 탔는지, 갑판에 화물이 실렸는지 몰랐다”며 배의 상황을 알 수 없는 입장이었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되고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주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고, 비슷한 답변을 늘어놔 ‘입을 맞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한편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승객들을 구하지 않고 먼저 탈출해 많은 승객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수난구호법 위반)로 주요 승무원 15명을 구속하고, 사고 당시 행적 등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