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가까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를 화폭에 담은 ‘당찬’ 여대생이 전시회를 열어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 경희대에 따르면 이 학교에 재학 중인 김물길<사진>씨는 지난 14일부터 서울 동대문구 교내 미술관에서 ‘365 아트 로드전(展)’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고 밝혔다.
경희대 미술학과 07학번인 김씨는 1년여 동안 세계 곳곳의 동식물과 사람들의 모습을 담을 계획으로 지난 2011년 12월 미얀마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여행은 예상했던 기간을 넘겨 무려 673일간이나 이어졌고 46개국의 정경은 약 400장의 그림으로 옮겨졌다.
그는 “2009년 프랑스에서 3주간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풍경을 봐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는 게 큰 충격이었다”고 여행의 계기를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씨는 2년 반 밤낮으로 아르바이트하며 2500만원의 여행 자금을 모았다. 짐을 줄이려고 여행은 여름을 찾아 북반구와 남반구를 오가는 식으로 이뤄졌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미, 북미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다. 비용을 아끼고자 히치하이킹과 현지 가정집 숙박도 마다하지 않았다.
무거운 미술도구를 들고 다닐 수 없어 현지에서 재료를 구했는데 미얀마처럼 사정이 열악한 곳에서는 종이 대신 달력 뒷장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여행에서 본 장면은 모두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학교도 가지 못하고 노동에 시달리는 인도 어린이들의 그림에는 “아동 노동은 인도에서 큰 문제”라고 적었다.
또 가난에 찌든 마다가스카르의 아이의 그림은 새총이 얼굴을 죄는 모습으로 표현했다.
김씨는 “공사장에서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 동안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김씨는 ‘여행 멘토’로 활동하고 있고 여행 에세이집도 계획하고 있다.
그는 “다른 친구들은 취업을 하라고 했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었으니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여행을 통해 자기만의 행복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