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용히 보낸 ‘세계 책의 날’ - 홍샛별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4-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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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했다. 1년에 하루뿐인 ‘세계 책의 날’이지만, 지난 23일은 4월의 여느 하루처럼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정부가 관련 단체와 연합해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2014 세계 책의 날 기념, 책과 장미가 흐르는 청계천 & 책드림 콘서트’를 23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문화체육관광부는 ‘책 드림’ 행사를 대폭 축소하기로 지난 21일 결정했다. 세월호 사건으로 침울해진 국민 정서와 출판계의 애도하는 뜻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가수공연과 작가와의 대화 등을 취소하고 서적 전시 위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그렇게 축소된 세계 책의 날 ‘책 드림’ 행사는 결국 23일 전격 취소됐다. 서적 전시도, 책 판매·도서교환 등의 책 장터도, 행사 참가자들에게 나눠줄 423송이의 장미꽃도, 청계천에는 없었다.

26일 가수 김C는 SNS를 통해 “음악은 흥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즐거움뿐만 아니라 위로가 필요할 때도 음악은…”이라며 세월호 사건으로 연이어 취소되는 음악공연계의 현실을 지적했다. ‘책의 날’ 행사 역시 마찬가지다. 여론을 의식한 무조건적인 행사 취소는 불합리하다. 고서적 전시 위주의 정적인 ‘책의 날’ 행사는 오히려 실의와 도탄에 빠진 국민의 정서를 어루만져줄 따뜻한 손길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 시간 정도 독서를 하면 어떠한 고통도 진정이 된다”고 몽테스키외는 말했다. 책은 치유의 기능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설립한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의 도서관이었다. 대학교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라는 습관이다”라고 말했다. 슬픔과 절망, 어려움을 헤쳐나갈 지혜와 용기, 힘을 얻는 데에는 독서만큼 좋은 동력도 없다. 지금이 바로 책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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