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8일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와 관련, 유병언 전 세모그룹회장 일가의 회사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하고 이날 오전 관련 사무실 등 4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유 전 회장 차남 혁기(42)씨 소유 페이퍼컴퍼니 ‘키솔루션’ 사무실과 혁기씨의 과거 대구 주거지, 선릉로에 위치한 모래알디자인 사무실, 유 전 회장 최측근 중 한 명인 고창환(67) 세모 대표이사의 경기도 용인시 소재 자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지역 주거지는 유 전 회장 소유 페이퍼컴퍼니 ‘붉은머리오목눈이’의 사무실 소재지로도 등록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계열사 간 물품 및 용역거래 내역, 외환거래 내역, 자금흐름과 관련한 회계장부 등 각종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 일가가 여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뒤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계열사 자금을 끌어 모아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검찰이 파악한 유 전 회장 일가 소유 페이퍼컴퍼니는 최소 3곳 이상이다. 유 전 회장의 ‘붉은머리오목눈이’와 혁기씨의 ‘키솔루션’ 외에도 장남 대균(44)씨는 ‘SLPLUS’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 전 회장 일가의 페이퍼컴퍼니는 수년 간 계열사 30여 곳으로부터 컨설팅비와 고문료 명목으로 200억원 가량의 비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6일 청해진해운과 관계사의 회계업무를 담당한 김모 회계사의 서울 강남 사무실과 자택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회계장부와 금전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다. 김씨는 10여년 이상 청해진해운의 회계 감사를 맡고 청해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천해지의 임원을 지내는 등 유 전 회장 일가의 재무관리를 맡아온 핵심 인물이다. 김씨 등 회계사 3∼4명을 지난 27일 소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 일가가 해외에 법인을 만든 뒤 부동산을 사는 과정에서 거액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과 관세청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들이 무역 거래 등의 명목으로 1000억대의 자금을 해외로 보낸 사실을 파악했다. 현재 이 가운데 불법 송금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