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경제의 수출·내수 간 불균형 성장이 누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나친 수출의존도는 대외 취약성과 경기변동성을 높이고 성장과 고용 간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킬 수 있어 소비·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28일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경제학회와 한국금융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한국 통화정책의 방향’ 정책세미나 축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작년 5월 이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는 가운데서도 실물 및 금융 부문의 복원력에 있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여 왔지만 이러한 차별성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쉽게 자신할 수 없다”며 수출·내수, 실물·금융 간 불균형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이 총재는 “오랜 기간 부문 간 균형성장의 필요성이 인식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 및 성장기여도는 최근 더욱 높아졌다”며 “지나친 수출의존도는 대외 취약성과 경기변동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성장과 고용 간 선순환 고리를 약화시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비스업 등 내수부문으로 자원배분을 확대하고 소비 및 투자를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며 “과다한 가계부채가 가계의 소비여력을 제약하고 있는 점을 감안ㅙ 소득대비 부채 수준의 완만한 하락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한국의 금융부문이 실물부문에 비해 글로벌 경쟁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뒤쳐져 있다고도 했다. 그는 “혁신 기업의 출현 및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자본시장의 발달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글로벌 금융규제 기준, 거시건전성 정책 체계 등 다각적인 안전장치들을 마련하는 데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