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100% 개인회사 대한시스템즈, 10년 평균 내부거래 93%]
[e포커스]대한전선그룹은 1955년 설립된 대한전선을 모태로 한다. 당초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대기업으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했으나 2013년 초 제외됐다. 무리한 인수합병에 그룹을 정상황시키는 과정에서 자산규모가 줄어든 탓이다. 작년 말 현재 그룹 총 자산은 3조4000억여원 수준이다.
2004년 고 설원량 회장의 타계 이후 부인인 양귀애 명예회장과 장남 설윤석 전 대한전선 사장, 차남 설윤성씨 등이 지배하고 있다. 설 전 사장은 30대 오너로 재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말 그룹 정상화를 위해 경영권을 포기했다.
대한전선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외에 28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전선과 티이씨앤코, 대경기계기술은 유가증권시장, 대한광통신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다. 이들 중 오너 지분이 일감몰아주기 기준치에 해당하는 곳은 대한시스템즈, 대청기업 등이 있으며 대한시스템즈가 매출의 대부분을 계열사를 통해 올리고 있다.
대한시스템즈는 1971년 2월 설립된 수출입·통신전기공사 업체로 2012년 티이씨리딩스에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작년 말 기준 설 전 사장이 53.77%, 윤성씨 36.97%, 양 명예회장 9.26% 등 오너일가 지분이 100%인 개인회사로 최근 10년간 평균 내부거래 비율이 93.1%에 달한다.
대한시스템즈는 그룹의 모태인 대한전선 향 매출 여부에 따라 한 해 매출 규모가 달라졌다. 최근 10년간 매출과 내부거래 비율을 살펴보면 2004년 매출 658억원 중 99.2%인 653억원이 대한전선과의 거래로 발생했다. 이듬해 매출과 내부거래 규모는 각각 805억원, 795억원으로 급증했다.
대한시스템즈는 2005년 이후에도 소폭의 변화는 있었으나 2012년까지 줄곧 90% 이상의 내부거래 비율을 나타냈다. 내부거래 비율이 최고조에 이른 것은 2009년으로 한 해 매출 348억원 중 99.9%인 347억원을 대한전선과의 거래로 달성했다.
그러나 일감 규제가 본격화한 2012년부터 대한시스템즈의 내부거래 비율에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8년 동안 매해 95% 이상의 매출을 내부거래로 달성했으나 2012년에는 내부거래 비율이 91.6%로 떨어졌고 작년에는 59.6%까지 급감했다.
같은 기간 대한시스템즈의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내부거래 비율이 96~99% 수준이던 2004~2008년에 대한시스템즈의 영업이익률은 1% 안팎에 불과했고 내부거래 비율이 최고치였던 2009년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후 영업이익률이 2~5% 수준까지 회복됐으며 일감몰아주기가 감소세로 돌아선 2012~2013년에는 7~9%대까지 영업이익률이 올라갔다.
그룹 모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한시스템즈의 재무안전성은 대대적인 개선을 요구하는 상태다. 작년 말 기준 자산총액은 505억원, 자본총액은 마이너스 4288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매입채무와 외부차입금에 따른 이자 및 지분법손실 등이 누적된 것이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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