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여름 국내 주식시장은 미래와사람(현 윌비스)이 개발했다는 냉각캔 열풍이 뜨거웠다. 냉각캔은 냉장고 없이 차가운 음료수를 마실 수 있게 해 준다던 ‘신비의 깡통’이다.
음료수를 굳이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가 없는 만큼 음료시장에 혁명을 불러일으킬 신기술이란 평가는 물론 한국을 세계 시장에 빛낸 기업에 이르기 까지 찬사가 이어졌다.
미래와사람은 경제성의 한계로 상용화가 어려운 냉각캔을 양산할 수 있는 것처럼 발표해 주가를 잔뜩 끌어올린뒤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하지만 기술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들이 엄청난 피해를 봤다.
냉각캔이 시장에 소개된 시점은 그해 2월로 미래와사람은 신제품 설명회를 개최, 세계최초로 냉각캔 상용화제품 양산체제를 추진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본격적인 영업이 이뤄질 경우 천문학적인 규모의 로열티수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가 있은 뒤 연초 5000원대에 불과하던 미래와사람 주가는 연말엔 4만원대 까지 오르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당초 회사가 발표한 내용과는 달리 제품이 상용화되지 않았고 당연히 로열티도 없던 얘기가 돼 버렸다.
이듬해 11월 금융감독원은 일부 임원들을 주가 조작과 허위 과장 공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의 처벌은 미온적 수준에서 그쳤고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정권의 실세가 뒤를 봐주고 있다는 등의 설이 무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