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건설사들의 담합에 칼끝을 겨누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의 공공입찰 짬짜미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조달청이 지난 2009년 2월 공고한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운북하수처리장 증설공사’ 입찰에서 담합행위를 한 한화건설과 코오롱글로벌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32억3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2개 법인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적발 내용을 보면 한화건설은 낙찰자로, 코오롱글로벌을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하기로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들러리용 설계서(이른바 ‘B설계’)를 만들어 제출했고 한화건설에서 정해준 가격으로 입찰에 참가해 한화건설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두 업체가 담합한 결과 한화건설은 발주처가 추정한 공사대금의 약 94.95%에 달하는 높은 투찰율로 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었다. 추정금액이 376억원이었고 일반적인 턴키공사의 투찰율이 80%후반인 것을 감안하면 공사금액의 5%(약 19억원) 가량의 국가예산이 더 들어간 셈이다.
공정위는 한화건설에 28억9400만원, 코오롱글로벌에 3억3700만원의 과징금을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유성욱 공정위 입찰담합조사과장은 “국가재정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공공입찰담합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시 엄중제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들어 공정위가 건설사들의 담합에 대한 조사를 강화한 가운데 건설사들의 담합을 적발해 제재조치를 취한 사례는 앞서 △인천지하철 2호선 △대구도시철도 3호선 △경인운하사업 △공촌 하수처리시설 공사 및 광주·전남혁신도시 수질센터 공사 등의 담합행위 적발에 이어 이번이 다섯 번째다.
특히 이번에는 올해 한 번도 담합행위 제재에 포함되지 않았던 토건업계 10위 한화건설의 담합이 적발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토건업계 20위인 코오롱글로벌은 올해에만 인천지하철 2호선, 대구지하철 3호선, 부산지하철 1호선을 비롯해 LH가 발주한 2건의 공사 등 다수의 담합행위가 연이어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