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 “멀쩡한 주유소만 조인다고 가짜석유 거래 없어지나요”

입력 2014-04-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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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업원 한두명 영세 주유소 탁상행정에 부담만 가중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한국주유소협회 주최로 열린 주유소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발표 및 기자회견에서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정부의 규제강화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요즘 머리가 복잡하다. 회장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장 풀어야 할 난제가 생겼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짜 석유 거래를 근절하겠다며 오는 7월부터 석유 거래 상황 주기를 월 단위에서 주 단위로 바꾸겠다고 발표하자 전국 주유소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직원 한두 명으로 연명하고 있는 주유소들은 사실상 ‘거래상황’ 보고에 시간을 조금 더 투자할 여력도 없는 상황이다. 평균 영업이익률은 불과 1% 수준. 종업원 한두 명뿐인 주유소가 전체의 67%에 이르며 이 중 35%는 1인 기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국 1만3000여개에 달하는 주유소의 의견을 수렴해 정부를 설득하고 대안을 마련하기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김 회장은 지난 28일 한국주유소협회를 대표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부가 내놓은 근절 대책이라는 것이 대다수 주유소를 억압하는 보고 주기 강화 정책일 뿐,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며 “사실상 가짜 석유의 유통은 제조원료 구입이 용이하고 손쉬운 제조법이 주된 원인으로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와 무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주간보고 규제대상에 국내 등유판매의 23%를 차지하는 일반판매소와 가짜 석유 적발률이 60~70%에 이르는 대량 소비처가 제외돼 있다”며 “이같이 실효성 없는 정책은 영세한 주유소들의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회장에 따르면, 주유소의 평균 거래상황기록부 주간보고서 작성 소요시간은 월 20~25시간에 달하며, 이는 월간보고서에 비해 15~20시간 정도 더 길다.

실제 협회가 1441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석유 거래 상황 보고제도 변경 사항에 대해 응답 기업의 91.2%가 이를 인지하고 있고, 이 중 70.4%가 ‘매우 부담을 느낀다’고 답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정부는 국민과 주유소 업계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검토한 후 최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회장은 가짜 석유 근절을 위한 대책으로 △부정유통에 대한 처벌 강화 △유류세율 조정을 통한 유종 간 가격 차이 축소 △현장의 업계와 협의해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 △노상검사 등 현장 단속 강화 △세제지원 등 인센티브를 통한 자발적 참여 유도 등을 제시했다.

2009년부터 한국주유소협회 경기도지회의 지회장을 맡았던 김 회장은 2012년 2월 협회장으로 취임했다.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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