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골프장 “어찌하오리까”

입력 2014-04-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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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 여파… 골프장 예약 취소 잇따라

골프장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세월호 침몰사고 여파로 불황의 직격탄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 부킹 전문 사이트 엑스골프에 따르면 수도권 골프장에 대한 예약 취소율은 예년과 비슷하지만 신규 예약률은 7~8% 하락했다. 반면 지방 골프장의 예약률은 예년에 비해 20% 이상 감소, 수도권 골프장에 비해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순재 엑스골프 골프투어사업부 팀장은 “세월호 사고 발생 후 취소율은 상승하고, 예약률은 떨어졌다. 특히 제주도와 전남지역 골프장 예약률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골프 패키지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비교적 취소율이 낮은 내륙 골프장도 단체팀 취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골프장은 세미나 및 단체행사 시즌임에도 접수 문의가 뚝 끊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올해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빅 이벤트가 집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총선까지 예정돼 있어 전망 자체가 밝지는 않았다. 거기에 비통한 세월호 침몰사고까지 겹쳐 골프장은 지금 사면초가에 몰렸지만, 벙어리 냉가슴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태의 장기화 조짐이다. 공무원·정치인들의 골프금지령과 대기업·금융사의 골프행사 취소로 최소 한 달 이상은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골프장은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여주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기존 예약 건에서 10~20%는 취소되고 있다. 초청행사·세미나 등 기업의 단체행사 취소가 주요 원인이지만 그린피를 낮춰 홍보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제주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단체행사 취소로 세미나실·숙박 시설에 대한 손실이 크다. 단체팀 취소가 이어지고 있지만 사실상 이를 막을 대안이 없다. 현재로선 개인 손님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해외로 떠나는 골프투어 여행객도 크게 줄었다. 골프투어 전문여행사 쵸이스골프클럽 최수영 대표는 “4~5월은 국내 성수기로 해외골프투어 예약률이 가장 저조한 시기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그나마 있던 예약마저 취소한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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