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터키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對) 터키 승용차 수출은 2012년 4억1920만 달러에서 지난해 3억2820만 달러로 22.7% 감소했다. 한·터키 FTA가 발효된 작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터키에 수출한 승용차 규모는 2억6510만 달러를 차지했다.
FTA 관세 혜택이 기대됐던 주력 수출 품목인 소형차도 전년 대비 25% 감소한 1억2380만 달러의 실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중형 가솔린과 디젤도 지난해 각각 5800만 달러, 1억4630만 달러로 전년 대비 27.5%, 21.7% 감소한 수출규모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출 감소는 현대차의 현지 생산 확대로 완성차 수출 증가가 제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12년 4월 유럽 시장에 차를 공급하는 터키공장의 대규모 증설작업에 돌입했다. 이후 작년 9월부터 터키공장은 연간 생산 능력이 10만대에서 20만대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한국에서 터키로 직수출하는 물량이 감소했다.
대신 터키 현지로의 자동차 부품 수출은 확대됐다. 한·터키 FTA 발효 이후 자동차 부품 수출은 25.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인도(45.0%), 중국(36.5%)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부품 수출 증가는 터키의 세계 자동차 부품 수입 증가율인 9.2%를 큰 폭으로 상회했다.
특히 기어박스, 차량용 부분품, 운전대 등 자동차 부품 분야의 주력 수출품이 FTA 혜택을 바탕으로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그동안 한국산 조달 비중이 미미하던 차량용 방열기, 차량용 로드휠 등이 FTA 발효를 기점으로 수출이 급증했다.
이혜연 무역협회 통상연구실 연구원은 “현대차가 터키공장의 생산량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완성차 수출이 감소했다”며 “자동차 관세가 7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승용차의 터키 수출 증감 추이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