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 송삼석 회장의 ‘화려한 외출’

입력 2006-06-06 18:13 수정 2006-06-0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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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전 2세에 지분 대부분 증여한 이후 첫 자사주 매입

전통 문구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변신한 모나미 창업주 송삼석(78·사진) 회장이 회사의 변신 만큼이나 ‘화려한 외출’에 나섰다.

지난 6년여 동안 보유지분에 단 한 주의 변화도 없었던 송 회장이 최근 4일연속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식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6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송 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4일연속(거래일 기준)으로 자사주 9617주(0.36%)를 취득해 보유지분을 4.21%(11만4050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장내에 사들인 것으로 송 회장의 자사주 장내 매입은 지난 1999년 4월 서비스가 개시된 금감원 인터넷 공시조회 시스템 ‘전자공시시스템(DART)’으로도 확인되지 않을 만큼 매우 오래전 일이다.

송 회장은 지난 1993년 아들인 송하경(47) 현 모나미 사장에서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주고 경영 2선으로 물러나 있다. 지난 2000년 2월에는 보유중이던 지분(16.50%)의 대부분인 12.00%를 증여하기도 했다.

그만큼 오랜만에 주식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송 회장의 자사주 취득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모나미 지배주주 일가의 경영권을 다지는 것은 물론 향후 회사가치 개선을 염두에 둔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번 송 회장의 자사주 매입으로 다소 늘기는 했지만 현재 모나미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송 사장(11.10%)를 비롯해 송 회장 일가의 16.24%(43만9744주·하단 모나미 최대주주등 소유주식현황 표 참조)에 불과하다. 회사 자사주 10.87%(29만4270주)를 합해도 27.12%(73만4014주) 수준이다.

모나미 관계자도 “현재 모나미의 지배주주 지분은 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이번 송 회장의 자사주 매입이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향후 회사가치 개선을 앞두고 미리 지분을 늘려 놓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53볼펜으로 유명한 전통 문구제조업체 모나미는 지난 1994년부터 한국HP의 프린터 잉크 등을 판매하면서 지난해 주총 이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업종까지 바뀌는 등 유통업체로 완전 변신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컴퓨터 소모품 매출 비중(55.88%)이 문구류(43.44%) 보다 훨씬 높을 정도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본사 사옥을 218억원에 처분, 100억원은 단기차입금(구매자금) 및 일반대출자금 상환용으로, 118억원은 신사옥 설립 및 운전자금으로 사용한다.

특히 앞으로 한국HP와 2조원 규모의 프린팅서비스 시장에 진출, 기업들을 대상으로 프린터·소모품·사후서비스를 판매하는 중장기 리스사업과 오는 7월에는 프랜차이즈사업을 추진해 연내에 매장을 120개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실적 개선 흐름도 감지된다. 올 1·4분기 매출이 28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증가한 가운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8억원, 15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의 44.7%, 91.9%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올해는 모나미에 변화의 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약세장에 따른 모나미의 주가 조정은 자사주를 취득하는데 안성맞춤인 시기인 셈이다. 지난달 10일 1만4550원이던 모나미는 약세장과 맞물려 지난 6일 현재 9980원으로 지난 2월17일(9680원) 이후 3개월여만에 1만원이 붕괴(종가 기준)된 상태다.

모나미 관계자는 “송 회장이 여유자금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앞으로 추가 취득 여부나 매입 규모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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