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무원, 산하기관장 임기 3년간 최대 15억 받아

입력 2014-05-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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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무원들이 소속부처 산하 공공기관장에 ‘낙하산’으로 내려간 뒤 3년 임기를 채우는 동안 최대 15억원의 보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연봉 현황을 보면 2011~2013년 3년간 304개 기관 중 기업은행의 보수가 15억3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 기간 동안 전체 공공기관장의 평균연봉 4억7800만원의 3배에 달하는 보수다.

같은 기간 수출입은행장도 15억900만원, 산업은행장은 14억6500만원씩의 높은 보수를 받았다. 이들 3개 기관은 전통적으로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 이른바 ‘모피아’들이 내려가던 곳이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은 이들 기관장의 임기를 3년으로 정하고 있다.

공공기관장 보수를 소속된 정부부처별로 보면 금융위와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의 연봉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난다. 기재부는 산하기관이 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조폐공사 등 3개에 불과하지만 이들 기관의 평균연봉은 3억8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위의 경우 산하 공공기관은 12개로 인원수에 비해 많고 평균연봉도 3억6200만원이다.

금융위와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이 보수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산하 공공기관만 각각 39개에 달해 퇴직 후 낙하산을 펼칠 선택의 폭이 가장 넓다는 장점이 있다.

‘산피아’라 불리는 산업부 퇴직공무원들이 주로 내려가는 산하기관 가운데는 연봉이 2억원 이상인 기관만 14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지난해 연봉이 3억5000만원이었던 남동발전도 포함돼 있다. 미래부 산하기관은 주로 연구원이 중심이며 기관장의 평균연봉은 1억6800만원이다.

‘건설마피아’로 불리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도 23개나 된다. 이 가운데 한국공항공사(3억3200만원)와 인천국제공항(3억800만원), 토지주택공사(2억3300만원) 등 연봉 2억원이 넘는 기관은 8개에 달한다. 세월호 참사로 거센 비난여론을 받은 해수부에는 14개의 산하기관이 있다. 연봉이 두드러지게 높은 기관은 없지만 평균연봉이 1억7100만원에 달해 ‘알짜’가 많다. 이밖에 교육부 퇴직 공무원들이 주로 이동하는 산하기관은 21개이며 평균연봉은 1억3900만원가량이다.

정부는 기관장의 성과급을 낮추는 방식으로 올해부터 보수를 대폭 낮출 예정이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에 경쟁력 있는 인물을 끌어오려면 업계 수준에 맞춰 연봉을 높여야 한다는 논리로 연봉을 높여놓고 결국 관료 출신들이 그 자리에 갔다"며 "공공기관이 정부 일을 대신 맡는다는 차원이라면 급여를 민간보다 낮추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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