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 낮췄는데도”… 상장사 35% 어닝 쇼크

입력 2014-05-07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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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분기 국내 상장사의 35%가 예상치를 하회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눈높이가 크게 낮아졌지만 그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상장사 71곳 가운데 25곳(35.2%)이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이 같은 1분기 실적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장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낮아졌는데도 기업들이 이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처럼 어닝 쇼크 기업이 많지 않지만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도 일부에 그치고 있다.

조선·화학·건설 등 산업재 기업에 어닝 쇼크가 집중됐다. 어닝 쇼크 기업 21곳 중 9곳(38%)이 산업재 업종에 속해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중공업이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2184억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362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현대중공업도 1분기 영업이익이 1504억원으로 전망됐으나 실제로는 188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에쓰오일은 시장 전망치 1220억원에 61.3% 못 미치는 472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보다 85.5%나 줄었다. 현대로템과 삼성전기도 전망치에 각각 52.0%, 49.0% 미달하는 실적을 내놨다.

이 밖에 제일모직(-35.7%), 하나금융지주(-33.1%), 롯데케미칼(-29.6%), LG상사(-29.3%), 현대산업(-28.1%) 등도 영업이익이 예상치에 20% 이상 못 미쳤다.

반면 LG그룹 계열사들은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LG이노텍은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347억원)의 2배에 가까운 6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LG디스플레이(78.8%), LG전자(66.9%), LG하우시스(15.2%)도 시장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냈다. OCI는 애초 영업이익 1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322억원의 실적을 내실적 전망치를 110.2%나 뛰어넘었다. 금호석유(52.4%), 삼성엔지니어링(35.5%), 영원무역(29.4%), 넥센타이어(18.0%)도 어닝 서프라이즈 기업으로 꼽힌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 시즌(실적발표기간) 결과가 실망스러운 데다 외국인 매수 강도도 약해져 코스피 2000선 안착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업들이 계속해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주주친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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