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20원대로 진입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원 내린 1027.0원에 출발했다. 이는 지난 2008년 8월 11일 장중 1029.0원을 기록한 이후 5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1020원대로 들어선 것이다.
환율은 이날 오전 9시21분 3.8원 내린 달러당 1026.5원에 거래되면서 하락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AIG(아메리칸 인터내셔널 그룹) 등 미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과 함께 미국 무역수지 적자가 시장의 예상보다 컸던 것이 달러화 약세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또 징검다리 연휴 이후 국내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인한 이월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 내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주 이월된 네고 물량 부담과 함께 미 달러화가 지난 연휴 동안 유로화 강세 등으로 약세를 나타낸 것이 연휴 후 첫날 한꺼번에 반영돼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장중에는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강화되면서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선물의 이날 환율 예상 범위는 1023~1030원원이다.
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밤사이 달러화가 주요 통화대비 약세를 기록했던 만큼 하락 압력이 우세하다”며 “다만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이 정체되며 원·달러 환율 하락폭 제한할 것”으로 판단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를 1023~1032원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