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 환율 급락에 ‘긴장’… 수출 타격 우려

입력 2014-05-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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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6년여 만에 1020원대에 진입하면서 자동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7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원 내린 1027.0원으로 출발, 2008년 8월 11일 장중 1029.0원을 기록한 이후 5년 9개월 만에 1020원대를 기록했다.

업계는 원화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동차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2분기 신차 출시를 앞둔 현대기아차는 비상이 걸렸다. 현대자동차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 LF쏘나타를 출시해 신형 제네시스와 함께 미국 세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LF쏘나타의 미국시장 판매목표량은 9만5000대다. 기아자동차는 2분기 미국 시장에 신형 쏘울과 K9(현지명 K90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당초 현대기아차는 올해 평균 원·달러 환율을 1050원대로 세웠다. 환율이 1050원대를 밑 돌면 현대기아차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매출액이 2000억원(현대차 1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1분기 경영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며 “급격한 원화절상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컨틴전시 플랜의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하더라도 원가구조가 갑자기 바뀌기는 어렵다”며 “환율 변동에 따라 영업이익률 10% 달성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내 생산 비중이 높은 기아차가 환율에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쌍용자동차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쌍용차의 판매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흥국 통화 약세와 원화 강세가 수출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여전히 판매량이 늘고 있지만, 그 증가폭은 점점 둔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환율 리스크까지 겹치게 되면 기대했던 흑자전환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쌍용차의 내수판매가 수출을 앞지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는 올 4월 누적기준 내수 2만2807대, 수출 2만7498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내수는 24%, 수출은 8% 늘어난 수치다. 쌍용차는 올해 내수 6만9000대, 수출 9만1000대 등 지난해보다 9.9% 늘어난 16만대의 판매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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