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린 네티즌에게 모욕적인 답글을 쓴 혐의(모욕)로 기소된 시사평론가 김용민(40)씨에게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8일 열린 공판에서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원심이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전했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패널로 활동했던 김씨는 지난 2012년 1월12일 자신의 트위터에 A씨가 '악의 구렁텅이에서 님을 건져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답니다'라는 비난 글을 올리자 저속한 비속어로 응대했다.
김씨는 ‘부디 ○○세요’라는 답글을 올렸고 이에 A씨는 사과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씨를 고소했다.
특히, 김씨는 “당시 상대방의 견해에 반대하는 의사를 줄여 표현하는 용도로 이 문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A씨가 나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글을 올려 유행어로 일축한 것이므로 모욕에 해당하지 않거나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은 “이 문구는 국민 대다수가 유행어처럼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는 당시 김씨와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고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피해자를 모욕하는 글로 판단된다”며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심도 “표현이나 방법, 배경, 상황 등에 비춰, 반박하는 내용도 없이 모욕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는 표현으로, 유행어를 통한 의견 표현의 범위를 벗어나 형법상 모욕”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2심은 답글이 1회의 짧은 단문으로 그쳤고, 피해자가 먼저 김씨가 불쾌하게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 비난 글을 올렸으며 김씨에게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점 등을 고려해 벌금 30만원의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선고유예는 범죄 정황이 경미한 자에게 일정 기간 형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선고를 면해주는 면소(免訴) 처분을 받았다고 간주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