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 벼락스타→추락→진정한 부활!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4-05-09 07:57 수정 2014-05-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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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뉴시스)

2006년 2월 23일 서울 63빌딩, 드라마 ‘굿바이 솔로’ 제작발표회장. 한 스타 연기자가 눈물을 흘렸다. 김민희(32)다. 질문을 했다. 드라마 출연을 위해 다섯 번 퇴짜를 맞고 다시 배역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 드라마 출연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 질문에 “정말 배역이 마음에 들고 연기를 하고 싶었다”는 답을 하며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기자들과의 인터뷰 자리를 떠났다.

김민희는 톱스타였다. 그런데 5번의 출연 퇴짜를 맞는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을텐데도 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했다. 그리고 연기자로서 의미 있는 도약을 했다. 데뷔 7년만에 처음으로 대중에게 연기력을 인정 받은 것이다.

스타 김민희의 성공과 좌절, 그리고 화려한 부활은 대중문화의 특성과 함께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와 본질이 무엇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길거리 캐스팅돼 패션잡지 모델로 나선 김민희는 1999년 장혁 배두나 최강희 안재모, 이요원 하지원 조인성 이동욱, 이유리 등 수많은 신인을 스타로 배출한 드라마 ‘학교’를 통해 단번에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반항적 이미지와 묘한 매력을 풍긴 김민희는 연기 데뷔작인‘학교’로 벼락스타로 부상한 것이다. 대중문화 그중에서 영화나 드라마는 오랫동안 출연을 해도 그리고 뛰어난 연기력을 갖춰도 스타가 되기 어렵다. 대중이 선호하는 이미지 창출, 홍보와 마케팅의 지원, 시대의 트렌드 표출을 하지 못하면 스타로 부상하기 힘들다.

“연기 30년을 했지만 많은 사람이 알아보지 못했다. 사극에서 눈길을 끄는 개성적인 캐릭터를 맡으면서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중견 연기자 이계인의 언급은 연기자로서 성공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드러낸다. 대중문화의 본산이라는 할리우드에서 12년 동안 2만 명의 단역 배우 중 12명만이 스타가 되었다는 사실 또한 연예계에서 성공하기가 얼마나 힘든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단 한편의 작품 출연으로 스타덤에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민희가 그랬다. 데뷔작‘학교2’단 한편을 통해 수십년을 노력해도 안되는 명성과 인기를 얻었다. 연예계에선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노래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 그 드라마의 주연들은 무명이나 신인이라 할지라도 일약 스타로 부상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리고 대중과 제작진은 이렇게 급부상한 벼락 스타에 대해서 환호와 찬사로 일관한다.

하지만 준비 안 된 연기자나 가수가 하나의 드라마나 영화, 음반으로 어느 날 갑자기 스타로 부상한 뒤 이후에 자신의 부족한 점을 개선하지 않고 스타의 관성에 젖어 결국 대중의 외면을 받아 일회용 벼락 스타로 전락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연기자로서의 진정한 실력인 연기력을 갖추지 않으면 스타로서의 성공이 사상누각에 불과한 것이다.

김민희 또한 그랬다. 김민희는 ‘학교’로 갑자기 스타로 부상했다. 이후 N세대 대표 연기자로 나서면서 수많은 광고 출연을 했고 드라마 주연으로 나섰다. 하지만 이후 ‘오! 해피데이’‘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줄리엣의 남자’‘순수의 시대’‘순애보’‘서프라이즈’등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으로 나설 때마다 연기력 논란이 제기됐다. 연기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난 것이다. 불명확한 대사처리, 대사와 표정 연기의 부조화, 세밀하지 못한 표정과 액션연기, 감정이 실리지 않는 대사연기 등 연기력에 치명적인 결함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김민희 하면 조건반사식으로 연기력 부족이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환호를 보내던 대중과 대중매체는 점차 그녀에 대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준비 안 된 연기자가 갑자기 스타로 부상한 뒤 연기력을 위한 치열한 노력을 하지 않은 김민희는 일회용 벼락 스타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김민희는 늦었지만 자신의 치명적인 결함인 연기력 부족을 보완하기위한 노력과 몸짓을 보였다. 바로 스타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굿바이 솔로’의 작가 노희경은 “미팅을 여러번 가졌는데 김민희가 아니다 싶었다. 연출자도 같은 생각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열망이 컸고 출연이 힘들 것 같다는 말에도 굴하지 않고 찾아와 꼭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캐스팅 배경을 설명했다. 2006년 힘겹게 출연하게 된‘굿바이 솔로’를 통해 김민희는 연기자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바로 이전의 작품과 비교가 안될만큼 발전하고 진화된 연기력을 보인 것이다.

‘학교2’이후 7년동안 단 한번도 받지 못한 연기력에 대한 대중과 전문가의 찬사가 이어졌다. 이후 김민희 하면 조건 반사식으로 붙어다닌 ‘연기력 논란’이라는 수식어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면서 진정한 스타로서의 성공의 길을 걷게 됐다. 이후 영화 ‘화차’‘연애의 온도’에선 김민희를 ‘연기파 배우’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김민희는 단 한편으로 스타로 성공했다가 이후 연기자로서 가장 중요한 연기력을 위한 철저한 노력을 하지 않아 추락했다. 그리고 톱스타로서의 명예는 뒤로 한 채 연기자로서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 바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용기와 도전으로 값진 성공의 결실을 맺었다. 이제 김민희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무기인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스타로 확고히 자리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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