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유족들이 지난 8일 희생자들의 영정을 들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을 항의방문했다. 이들은 이후 청와대 인근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경찰과 밤새 대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120여명은 8일 오후 9시께 경기 안산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오후 10시 10분께 KBS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들은 분향소에서 갖고 온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고 “KBS 국장이 세월호 희생자수와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면서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사과 등을 요구하며 건물 진입을 막는 경찰과 4시간가량 맞섰다.
유족 대표 10여명은 진선미 의원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5명의 중재로 오후 11시 35분께 건물로 들어갔으나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겠다”며 9일 오전 3시50분께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 도착했다. 이들은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지만 이를 막는 경찰과 밤새 대치했다.
청와대 주변에는 13개 중대 900여명이 경력이 배치됐고 일부 유족은 경찰 앞에 무릎을 꿇는 등 박 대통령을 만날 수 있게 길을 열어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
한편 미디어오늘은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 측의 말을 인용해 “보도국 간부가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KBS 측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당시 발언은 한달에 교통사고로만 500명이 사망하는데 그동안 이런 문제에 둔감했는데 이번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해야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KBS는 간부 2명이 전날 오후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하는 과정에서 일부 유족에게 폭행·억류당해 병원에 입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