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여파' 원포인트 선제보완대책 뭘 담았나

입력 2014-05-09 09:18 수정 2014-05-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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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위축 대응·피해우려업종 지원

정부가 9일 ‘긴급민생대책회의’에서 내놓은 ‘최근 경기동향에 관한 선제적 보완방안’은 말 그대로 경기급랭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예방주사 성격이 강하다. 세월호 사고 여파로 소비가 줄고 내수활성화를 이끌 관광·유통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해지면서 내수실종 위기에 처하자 원포인트성 경기진작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소비심리 위축이 경제에 영향을 준 이후에 대응할 경우 자칫 어렵게 살린 경제회복의 불씨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이번 대책은 최근의 소비나 투자 등 민간부문을 강화해 최근의 경기회복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재정과 정책금융 조기집행에 초점이 맞춰졌다. 아울러 세월호 사고로 일시적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여행·운송·숙박 등 피해우려업종과 진도·안산 등 피해지역 어민과 영세사업자에 대해선 직접적인 자금 지원보다는 재정·금융·세제 혜택에 방점을 뒀다.

◇상반기 재정 집행 7.8조원 확대…금융중개지원대출 3조원 푼다 = 정부는 경기위축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부문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2분기 재정집행 규모를 중앙정부의 경우 6조원, 광역단체는 1조8000억원 늘려 상반기 집행 규모를 당초 목표보다 7조8000억원 확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의 집행률 목표가 모두 2%포인트 올라가게 돼 올해 상반기 재정집행률은 기존 55%에서 57%로 높아진다.

정부는 또 사업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즉시 지출하기 어려운 사업은 타 사업으로 전용해 실집행률을 높이고 공공기관의 상반기 투자(25조9000억원 규모) 집행을 독려하고 하반기 투자계획(24조1000억원)은 앞당겨 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재정 뿐만 아니라 정책금융자금 공급도 늘린다. 상반기에 정책금융공사·산업은행 등 7개 기관의 정책금융 지원액이 연간 목표대비 60%가 조기 집행될 수 있도록 2분기 집행률을 1분기(24%)보다 12%포인트 높여 36%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리기 위해 금융중개지원대출(구 총액한도대출)의 여유한도 2조9000억원을 풀기로 했다. 4월말 현재 여유한도가 남아 있는 기술창업지원액 2조5000억원과 영사자영업자지원액 4000억원이 그 대상이다. 필요할 경우 무역금융 등에 대한 프로그램별 한도조정도 검토한다.

◇여행·운송·숙박 피해업체에 관광진흥개발기금 150억원 지원 = 세월호 사고 이후 잇따른 계약취소 등으로 영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여행·운송·숙박 등 피해우려업종의 중소업체엔 재정과 금융지원이 추진된다. 가장 눈에 띄는 지원책은 관광진흥개발기금에서 이들 업체에 운영자금을 저리로 융자해주는 것이다. 지원규모는 150억원 내외이며 기준금리 2.25%, 2년 거치 2년 상환 조건이다.

또 피해우려 기업이 신청하는 경우에 한해 종합소득세와 이미 고지된 부가가치세를 최대 9개월까지 납부기한을 연장해주는 방안도 마련됐다. 현재 체납액이 있는 경우엔 체납처분 집행을 최대 1년까지 늦춰준다.

피해업종의 경영난으로 근로자 고용을 조정해야 할 가능성에 대비해 ‘전년동월 매출액 15% 감소’ 등 지원요건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지방고용관서의 장이 인전한 경우 휴업·휴직·훈련 등 고용유지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고용보험기금을 통해선 휴업·휴직수당과 훈련비도 지원해준다.

세월호 참사로 피해가 걱정되는 중소기업의 자금 숨통도 열어준다. 피해우려업종에 대해선 3개월간 한시적으로 금융지원을 추진하고 이후 피해사실 확인절차를 거쳐 지원을 연장하는 방안이 골자다. 기업은행을 통해서는 기존 대출의 만기를 1년 이내로 연장해주고 원리금 상환 유예, 업체당 최대 3억원까지 총 한도 300억원이내에서 최대 1%포인트 인하된 금리로 대출해주기로 했다. 신·기보의 기존보증 전액에 대해선 만기연장과 함께 업체당 최대 3억원까지 보증료율을 1.3%에서 1.0%로 낮추고 보증비율도 85%에서 90%로 늘려주는 특례보증 지원도 이뤄진다. 이외에도 소상공인 정책자금 9150억원 중 피해우려업종 지원 용도의 특별자금 300억원을 풀어 3.2%의 저리 융자로 지원해줄 계획이다.

이번 사고로 조업피해를 겪은 어민과 피해지역 영세사업자에게도 금융·세제상의 혜택이 주어진다. 피해 어업인과 사업자가 신청할 경우 추가적으로 종합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납부를 최대 9개월까지 늦춰준다.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선 기업은행 안산 중앙지점과 진도 수협 등에 현장금융지원반도 설치된다. 또 소상공인 정책자금(9150억원)을 안산과 진도 지역에 우선 지원하고 지역거주 채무자에 대해서는 채권추심업체의 채권추심을 일정기간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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