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9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을 방문해 주둔하는 흑해함대의 사열을 참관했다고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즉각 반발에 나서 또다시 이지역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됐다.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개최된 2차 대전 승전 69주년 기념 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곧바로 세바스토폴로 이동해 현지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 반도 세바스토폴에서 오후 4시부터 이뤄진 흑해함대의 해상 퍼레이드와 공군의 공중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이와 관련해 현지언론들은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에 대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의 강력한 제재와 압박에 직면한 러시아가 어떤 외부 도전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행동으로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즉각 비난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크림은 우크라이나 영토다. 푸틴 대통령은 도발을 위해 크림을 방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공식성명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의) 승인받지 않은 푸틴 대통령의 크림 방문에 강하게 항의한다” 며 “이런 도발은 러시아가 고의로 우크라-러시아 관계를 한층 더 긴장시키려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으며 크림을 여전히 우크라이나 영토로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즉각 비난에 나섰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실의 로라 매그너슨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 정부는 러시아의 불법적인 크림 병합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이런 방문은 긴장을 부채질할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