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률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이지면서 모바일 헬스케어가 뜨고 있다. 특히 스마트 기기의 트렌드가 몸에 착용 가능한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로 변화함에 따라 이 기기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향후에는 스마트폰과 기기의 연동을 통해 건강 상태를 체크해주는 기능을 넘어서 진단, 수술 및 치료 부문에도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란 단어 그대로 ‘착용하는 전자기기’를 뜻한다. 하지만 단순히 전자기기 액세서리를 넘어 사용자 신체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전자기기다. 영화 ‘아이언맨’에서 주인공 로버트 다우닝 주니어의 심장 박동수, 부상 정도 등을 낱낱이 체크해 보고하는 슈트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워진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장점은 주변 환경에 대한 상세 정보나 개인의 신체 변화를 실시간으로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수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엠에스리서치(IMS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2016년 시장규모가 60억 달러(출하량 1억7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도 헬스케어, 피트니스 분야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 규모가 단말기 시장, 앱스토어 등을 포함해 2016년 50억 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분야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헬스케어가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에는 ‘자가 측정(Quantified Self)’ 트렌드 확산이 자리하고 있다. ‘수치화된 자아’라는 뜻으로 자신의 모든 데이터(식사량, 혈압, 운동량, 기분변화 등)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해 건강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다. 이에 따라 심박수를 체크하고 자전거, 등산 등의 스포츠 활동에서 평균 속도, 거리, 고도 등을 체크해 주는 디바이스와 스마트폰 앱 등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 도구들을 이용해 병원에 가지 않고 매일 일상적인 건강관리를 직접 자가 진단할 수 있는 스마트 헬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카네기멜론대의 한 연구팀은 웨어러블 기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수면 패턴이나 사회적 관계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우울증이 언제 시작되는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기도 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안경, 시계, 의류 등으로 다양하지만 국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다. 우선 구글 글래스같이 안경으로 착용하는 형태와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같은 시계 형태, 핏비트와 조본, 나이키 퓨어밴드와 같은 콤플렉스 액세서리가 주를 이룬다.
최근 등장하는 웨어러블 기기는 착용하는 사람의 신체 부위에 딱 들어맞는 디자인으로 바뀌고 있다. 크기가 작으면서도 다양한 센서와 피드백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모양도 이전 것들보다 덜 튄다. 심장 박동수를 측정해 주는 이어폰, 옷 안에 착용하는 센서, 생체 신호를 추적하는 임시 문신, GPS와 연결된 촉각 신발 깔창 등이 그런 것들이다. 구글 글래스는 이미 환자 의료기록을 확인하는 수술 보조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를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본격적인 경쟁의 서막을 알리는 출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상반기가 지나면 글로벌 ICT 플레이어들이 저변 확대를 위해 경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심수민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휘는 배터리, 휘는 전자회로, 휘는 디스플레이가 향후 웨어러블 기기 보급 확산에 가장 중요한 기술적 요소”라며 “웨어러블에 적용 가능한 콘텐츠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특정 운영체제에 종속된 것이 아닌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