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세 경영 승계 가속화되나

입력 2014-05-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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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하반기부터 재편 플랜 가동…삼성 “경쟁력 강화…다른 뜻 없어”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삼성그룹 경영에 변화가 예고되면서 그동안 진행해 온 지배구조·사업 재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폐렴 증상으로 열흘간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지난해 8월, 건강 이상설이 나올 무렵 일련의 조치들이 시작됐다며 두 사안을 연관시키는 시각도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12일 “경영상 변화를 염두에 둔 삼성의 플랜이 사실상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된 것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최근의 여러 과정과 결정은 계열사·사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지 다른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성은 지난해 9월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과 제일모직의 패션 부문을 떼어 내 삼성에버랜드로 이관하는 결정을 내린 것을 기점으로 최근 9개월 8번이나 그룹 내 사업을 재편했다. 삼성에버랜드는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업을 분리했고,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에 매각했다.

지난 3월 31일에는 제일모직을 2차전지디스플레이 업체인 삼성SDI와 합병하기로 했다. 오는 7월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삼성SDI는 연매출 10조원, 자산규모 15조원의 거대 계열사가 된다. 지난 4월 2일에는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합병을 결정했고, 같은 달 9일에는 삼성테크윈이 반도체사업 부문을 분사하기로 했다.

이달 8일에는 삼성SDS의 연내 유가증권시장 상장 계획을 발표하는 등 숨 가쁠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겸 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등 이건희 회장의 세 자녀가 집중적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의 상장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SDS가 상장될 경우 이 회장의 세 자녀가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승계 작업을 위한 재원(財源) 마련이 쉬워졌다는 것이다. 현재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SDS 주식의 11.26%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이 각각 3.9%씩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선 대기업의 공공시장 참여가 제한돼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투자 재원을 마련해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을 결정한 것”이라며 “(이번 상장으로) 승계구도를 논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 악화가 삼성 사업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겠지만, 경영을 안정화하려는 노력은 어떠한 식으로든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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