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모바일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신작 게임을 유치하기 위해 등록 수수료를 낮추거나,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동시 출시 규정을 완화하는 등 모바일 개발사와 게임 시장 잡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먼저 칼을 빼든 쪽은 네이버다. 네이버는 모바일 자회사인 캠프모바일의 커뮤니티 서비스인 ‘밴드’를 통해 최근 게임 서비스를 내놓고 10종의 게임을 출시했다.
현재 밴드에 등록된 게임은 디즈니 인기 애니메이션 곰돌이 푸를 소재로 한 ‘퍼즐푸’와 위메이드의 ‘아크스피어’, 아프리카TV의 ‘역전! 맞짱탁구’ 등 캐쥬얼 게임으로 대중화 전략을 앞세웠다.
밴드는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약 80% 수준인 3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데다, 밴드라는 비공개 그룹 커뮤니티에서 게임 랭킹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라인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1회성 접속과 짧은 체류만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그간의 모바일 메시지와 달리 체류 시간도 길다. 밴드의 1인당 월 체류시간은 250분으로, 밴드 이용자는 하루 10분가량을 서비스 플랫폼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장악력은 네이버보다 한발 앞서고 있다. 카카오게임은 글로벌 누적 가입자가 5억명을 넘어서며 규모에서 밴드를 압도한다.
출시 1주년인 지난해 7월 3억명을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은 지난 11월 말 4억명을 돌파했고, 약 5개월만인 올 5월 이 같은 기록을 갈아 치웠다.
론칭 당시 7개 파트너와 10개 게임을 선보였던 카카오게임은 현재 230여개 이상의 국내ㆍ외 파트너와 46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 이용자 대부분이 사용하고 있을 만큼 모바일 플랫폼 장악력이 높아, 모바일게임 산업 매출도 높다. 카카오는 지난해 파트너사들을 포함한 누적 매출이 80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올해 초 1조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친구들과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과 편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 한층 성장할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파트너사들과 함께 사용자들에게 더욱 큰 즐거움을 전달하는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이 2강 구도를 형성하면서 수수료 인하 조짐도 보이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 장악력에서 뒤진 네이버가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게임 등록 수수료를 앞장서 대폭 낮췄다. 밴드를 통해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게임에 입점할 경우 개발사가 부담하는 수수료는 앱스토어 30%, 밴드 14%를 포함해 44%다. 나머지 56%는 제작사 몫이다. 반면 카카오의 경우 앱스토어 30%, 카카오 21%를 제외한 49%를 개발사가 가져 가기 때문에 밴드의 수수료가 카카오보다 7% 낮다는 장점을 가진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게임 개발사가 카카오톡보다 밴드를 선택해 먼저 게임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런 전망에 카카오톡도 최근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 동시 출시라는 규정을 삭제하며 중소 게임 개발사 껴안기에 나섰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경쟁으로 게임 개발사들의 수수료가 대폭 낮아지고, 개발에 대한 제약도 완화 됐다”며 “플랫폼 사업자들의 경쟁은 개발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