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불 켜지면 가장 달라진 스타는?[배국남의 X파일]
사람들이 묻습니다. 대중문화와 연예계 취재를 15년 넘게 하다 보니 연예인의 일거수 일투족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연예인의 시시콜콜한 가십에서부터 찌라시에 실린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에 이르기까지 주변 사람들이 궁금해 하지요.
저는 깜짝 놀란 일이 있습니다. 한 연기자의 모습의 변화에 대해서요. 카메라 불이 들어올 때와 사석에서 만났을 때 모습이 너무 달라 크게 놀랐습니다. 아니 경이로운 눈으로 그 연기자를 바라 보게 됐습니다. 오해는 말기 바랍니다. 비난이 아닌 찬사를 받는 변모이니까요.
카메라불이 들어와 연기할 때와 사석에서의 모습이 너무 다른 연기자는 우리시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는 중견 연기자 나문희씨입니다. 나문희씨는 영화와 드라마, 연극무대를 오가며 진정성있는 연기와 팔색조 연기력으로 시청자와 관객에게 가장 많은 찬사를 받는 연기자입니다. 또한 후배 연기자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배우가 바로 나문희씨입니다. 그만큼 나문희씨는 수많은 작품을 통해 시청자와 관객에게 감동과 공감을 주는 빼어난 연기를 합니다. 이 때문에 73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주연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나문희씨는 사석에서 만나면 너무나 조용하고 말도 잘 하지 않고 심지어 부끄러움이 많은 연기자입니다. 취재나 사적인 자리에서 만나 “뛰어난 연기력에 감동을 받습니다”라는 말을 하면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입니다. 늘 그런식입니다. 그래서 나문희씨는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지요. ‘무릎팍도사’에 나오신다는 말을 듣고 전화를 드려 꼭 보겠다고 하자 “너무 힘들었어요. 말도 제대로 못했구요. 배기자 보지 마세요”라고 했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장에서 만난 나문희는 전혀 다르다. 카메라불이 들어오면 수줍음 많던 나문희씨는 온데 간데 없고 극중 인물로 완벽하게 변신해 신들린 연기를 한다. 현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정말 나문희씨는 “천상 천부적 연기자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늘 대본이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연습과 준비를 하고 화장실가면서까지 대사 연습을 하는 나문희씨의 모습을 여러차례 본적이 있습니다. 이런 나문희씨이기에 수많은 대중에게 연기로 감동을 줄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