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이하 광수대)가 최근 카드깡 업체와 결탁한 혐의로 일선 세무서 직원들을 수사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경찰 등 사정기관에 따르면 광수대는 일선 세무서 부가세과 직원들이 이른바 ‘카드깡’ 업체로 불리는 위장가맹점과 결탁해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 대상에 오른 관서는 서울국세청 산하 세무서 3~4개이며, 관련 직원이 수 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3~4명은 카드깡 업체로부터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에 이르는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광수대는 이달 초 국세청에 수사개시통보를 한 데 이어 순차적으로 직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에 따라서는 해당 관서를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서울 금천경찰서도 지난 2009년 9월 카드깡 업자와 세무서 직원이 결탁해 위장가맹점 조기경보를 차단한 사례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 종로·용산·구로세무서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국세청은 해당 사건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해당 건과 관련해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누가 연루돼 있는지는 전혀 아는 바 없다”고 전했다.
한편 국세청은 지난 2004년부터 신용카드사에서 카드 거래내역을 매일 전산으로 통보받아 분석하는 ‘신용카드 조기경보 시스템’을 이용해 카드깡을 색출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09년에 이어 또다시 위장가맹점을 색출해야 할 일선 세무서 직원들이 카드깡 업자와 결탁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국세청이 운영하고 있는 ‘신용카드 조기경보 시스템’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