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원 박찬미(30)씨는 요즘 주말 아르바이트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의 업무 강도가 낮은 대신 월급이 150여만원에 불과해 월세와 생활비를 제하면 빠듯하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커피 전문점에서 일하고 싶지만 30대에 접어든 나이가 은근한 걸림돌이다.
과거 10?20대 젊은이들의 ‘용돈벌이’로 여겨지던 아르바이트가 이제는 전 연령대로 폭넓게 확산됐다. 직종을 망라한 아르바이트가 쏟아지고 수많은 이들이 구직에 나서는만큼 아르바이트 직종에 대한 선호도도 명확하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2013년 1월부터 12월까지 아르바이트 선호 직종을 분석한 결과 연령별로 다양한 분포를 보였다.
10대가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는 음식점 서빙으로 나타났다. 이어 편의점 매장관리, 카페 서빙이 뒤를 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2위인 편의점 매장관리를 제외하고 1~10위가 전부 서빙 계열이란 사실이다.
음식점과 카페 외에도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베이커리, 패밀리레스토랑, 연회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손님들에게 서빙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선호했다. 이는 10대 청소년들에게 서빙 아르바이트가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역시 1~3위는 서빙 아르바이트가 차지했다. 카페, 음식점, 커피전문점이 비슷한 선호도를 보였다. 10대와 20대의 아르바이트 선호도 차이점은 사무보조(4위)나 영화?공연?전시 진행 아르바이트(7위)가 10위권 내에 진입했다는 점이다.
사무보조는 노동 강도가 높지 않으면서 자기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휴학을 하고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서울 소재 대학생 배인희(23)씨는 “낮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고 저녁에는 토익학원을 다닌다. 서빙에 비해 체력적인 부담이 적어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기 좋다”라고 전했다.
문화생활에 대한 20대들의 높은 욕구는 영화?공연?전시 진행 아르바이트의 인기를 높였다. 실제로 CJ CGV 영화관 아르바이트 ‘미소지기’는 전국 CGV 영화 무료 관람, 영화관 매점 품목 50% 할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고 있다.
백화점(8위)이나 대형마트(10위) 매장관리 아르바이트는 상대적으로 높은 시급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대형마트 아르바이트를 자주 한다는 대학생 김현아(22)씨는 “특히 설날?추석 등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가 꽤 짭짤하다”라고 귀띔했다.
30대 이상의 아르바이트 선호도는 10?20대와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 30대와 40대는 사무보조를 가장 선호하는 아르바이트로 꼽았으며 포장?조립 등 공장 생산직 아르바이트가 나란히 3위를 차지했다. 30대는 자료입력?문서작성, 고객상담, 물류?창고관리 등을 선호했고 40대는 고객상담, 전화주문?접수, 대형마트 매장관리 등을 선호했다.
반면 10?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서빙 아르바이트는 40대의 경우 10위권 내에서 찾을 수 없었고, 30대는 커피전문점 서빙이 7위에 머물렀다. 이는 서빙 아르바이트 고용주들이 보다 젊은 인력을 선호하는 경향과 맞물리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실제로 서빙 아르바이트의 경우 나이를 20대 이하로 한정해서 구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50세 이상의 희망 직종 1위는 고객상담이 차지했 다. 대형마트 매장관리, 운전직, 사무보조, 포장?조립이 뒤를 이었다. 퇴직 남성들이 선호하는 보안?경호?경비는 8위에 올랐다.
선호 아르바이트만큼 비선호 아르바이트에 대한 경향도 뚜렷하다. 20대는 같은 서비스 직종이라도 내레이터모델이나 골프캐디 등은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는 피팅모델이나 학습지 강사, 가사도우미 등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다.
이밖에도 10~50대 모두 공통적으로 프로그래머, 컴퓨터A/S, CAD?CAM, 웹디자인 등 IT 관련 직종을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