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 헝그리 정신 그리고 프로 정신으로 일군 대기만성형 스타[배국남의 스타성공학]
‘미친 존재감’‘주연을 능가하는 조연’‘부족한 연기력의 주연을 완벽하게 보완해주는 연기자’‘예능인마저 웃기는 연기자’… 그에 대한 찬사의 수식어가 끝이 없다. 조연과 주연을 번갈아 가며 그리고 영화와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오가며 시청자와 관객의 호평을 받고 있다. 바로 성동일(47)이다.
다양한 분야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스타로 떠오른 성동일을 보면서 떠오른 풍경 하나가 있다. 바로 세상에 연기자 ‘성동일’이라는 이름 석자를 각인 시킨 드라마 ‘은실이’종영파티장이다. 1999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렸던 ‘은실이’종영 파티장에는 이금림작가, 성준기PD, 박근형 김원희 이경영 전혜진 등 연기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이가 바로 성동일이다. 1991년 SBS 1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단역 등 무명생활을 하다 8년만에 처음으로‘은실이’를 통해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다. 빨간 양말을 신고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면서 “아따 영숙씨”를 외치던 양정팔 역으로 단번에 무명의 설움을 날렸다. “수고하셨고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라고 말을 건네자 성동일은 기자의 찬사가 낯선 듯 쑥스러워하며 “예, 너무 고맙습니다”라고 답을 했다.
양정팔역이 강렬한 때문인지 이후 캐릭터 변신을 꾀했으나 시청자의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이후 대중의 시선에서 멀어진 듯 했지만 성동일은 단역과 조연 연기를 가리지 않고 캐릭터로 승부하는 연기를 펼쳤다. 그리고 무엇보다 단한장면을 나와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미친 존재감의 연기자로 자리를 잡았다. 성동일은 치열한 노력과 땀으로 캐릭터의 변신과 확장을 거듭하며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성동일표 캐릭터를 창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연기자는 출연료를 받기에 죽을 힘으로 연기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연기자는 연기가 생계수단이기 때문이다.”“돈 받은 만큼만 연기한다”이 말에는 성동일의 오늘의 성공 비결이 담겨 있다. 바로 가난한 시절 연극을 했고 탤런트가 됐지만 8년 동안 힘겨운 생활을 하면서 성동일에게는 헝그리정신이 몸에 배었다. 악착같이 드라마와 영화 연기를 하고 최선을 다해 교양 프로그램 MC를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선 한 번의 게스트 출연을 해도 온몸을 던져 웃음을 주려고 땀을 흘렸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한 성동일에게는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헝그리 정신이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 헝그리 정신과 더불어 연기자가 연기의 대가를 받기 때문에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로 연기에 임해야한다는 프로 정신이 연기자 성동일의 성공신화를 일군 밑거름이 됐다. 성동일은 영화 ‘국가대표’‘미스터고’‘수상한 그녀’와 드라마‘뉴하트’‘추노’‘내여자친구는 구미호’‘응답하라 1997,1994’‘갑동이’등 그가 연기자로서 명성과 인기를 얻은 후 출연한 작품에서도 철저한 프로정신과 헝그리 정신을 잃지 않고 연기에 임했다.
이 때문에 성동일은 어떤 배역을 맡겨도 시청자와 관객 그리고 제작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캐릭터 소화력과 창출력, 그리고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여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획득하게 됐다.
성동일은 무엇보다 연기자로서 성공의 가장 큰 경쟁력은 스타나 젊은 연기자 주연과의 놀라울만한 연기 호흡이다. 특히 연기력이 떨어지는 젊은 주연을 뒷받침해주며 드라마의 완성도를 유지하는데 성동일 만큼 뛰어난 연기자가 없다. 성동일은 이 때문에 존재가치가 다른 연기자에 비해 훨씬 큰 것이다. 이것이 성동일의 경쟁력 있는 무기다.
사극‘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김태희는 “드라마를 하면서 성동일 선배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 부적한 연기를 보완해줄 뿐만 아니라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많이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성동일의 연기자로서의 성공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성동일은 한번에 뜬 스타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연기력으로 그리고 캐릭터로 서서히 시청자와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 쌓아올린 견고한 성공의 탑이다. 오랫동안 달궈지고 두들겨진 쇠가 오래가듯 성동일은 오랜 시간 연마한 실력으로 드라마, 영화,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성동일의 성공신화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그의 몸에 밴 헝그리 정신과 프로정신 때문이다. 오늘도 그는 말한다. “돈 받은 만큼 연기한다!”이 얼마나 프로 연기자다운 자신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