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전력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그리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성장동력본부 아래 스마트그리드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담 부서를 새롭게 구성하는 등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적극 추진하는 양상이다.
조 사장은 스마트그리드 확산 사업의 예비사업자인 한전의 입지를 적극 활용, 제주 실증 사업을 통해 발굴한 사업 모델을 본격적인 사업화로 연계하는 세부 시행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어 정부의 ‘지능형 전력망 기본 계획’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 230만 가구에 원격검침인프라(AMI) 보급 사업을 지속하고 있으며 2016년까지 1000만 가구, 2020년까지 2200만 전 고객을 대상으로 AMI를 구축할 계획이다. AMI는 전기, 가스, 수도 계량기 등을 검침원이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 원격으로 단말기를 이용해 검침 데이터를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밖에 제주 조천변전소에 8MWh급 대용량 ESS를 구축해 수요 관리, 주파수 조정 등을 실증하고 있으며 현재 디젤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도서 지역을 대상으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 발전원과 ESS를 적용한 마이크로그리드 전력 공급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조 사장의 지원에 힘입어 스마트그리드 관련 기술 개발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로 한전은 지난달 말 전력연구원에서 자체 개발한 국제표준 기반 통신 소프트웨어인 KEPCO 61850 라이브러리 스택(Library Stack)에 대해 UCAIug 국제 표준적합성 인증을 획득했다.
기존 IEC 61850 라이브러리 스택을 국산화한 KEPCO 61850 라이브러리 스택은 발전, 변전, 신재생에너지 등 전력분야 전반의 설비자동화를 위한 국제통신표준 IEC 61850을 준용하는 전력설비 통신프로그램으로, 각각의 전자제어 및 계측용 장비에 설치돼 스마트그리드의 주요 핵심인 ICT 기능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다.
한전은 이를 통해 기존에 1500만~2500여만원에 판매 중인 타 회사의 소스코드와 동일한 기능의 KEPCO 61850 라이브러리 스택 소스코드를 1000만원 정도에 제공할 예정이고 특히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하기를 원하는 단체에는 라이브러리 형태로 무료 보급할 예정이다.
한전 측은 이번에 한전이 지능형 전력망 분야의 핵심 기술인 IEC 61850 통신 소프트웨어를 자체 확보함에 따라 국가 전체의 경제적 효과는 점진적으로 증가해 2018년경에는 약 24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이에 대해 “스마트그리드는 합리적인 전력 소비를 유도하고 지능화한 송·배전망 운용을 통해 전력 계통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이라며 “2030년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목표로 보다 안정적 전력 공급체계를 구축해 국민의 편익과 신뢰를 보장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다양한 기술로 전력 저장 또는 계통 연계를 원활히 해 이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 활성화의 기반을 닦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