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소마 탄광 폭발 사고 탓에 300명에 가까운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참사 현장을 비롯한 터키 전역에서 집회ㆍ시위가 확산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의 “이런 사고는 일어나곤 하는 것”이라는 망언과 함께 집권여당이 2주 전 야당이 제출한 소마탄광의 안전조사 요구안을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반정부 정서가 격화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외신들은 무엇보다 터키 시민이 정부의 졸속적 규제 완화와 민영화 정책, 무리한 탄광 운영, 안전 불감증 등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고를 인재로 규정하고 정권 퇴진까지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르도안 총리의 “이런 사고는 일어나곤 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들은 유족들과 시위대는 총리에게 ‘살인자’ 등의 극언과 야유를 퍼부었다.
일부 시민들은 총리의 차를 발로 차며 분노를 표시했다.
소마 시내에서는 시민들이 에르도안 총리가 속한 정의개발당(AKP) 본부로 몰려가 ‘에르도안 퇴진’을 외치며 창문을 돌로 깼다.
중동기술대학(ODTU) 학생들은 수도 앙카라에서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에너지ㆍ자원개발부 청사로 행진하던 도중 경찰과 맞섰다. 앙카라 시내 구벤공원과 크질라이광장 등에서는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스탄불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거리 곳곳에서 탄광용 헬멧을 쓴 채 집회를 열고 정부의 안전대책 미흡을 비난했다.
터키 최대 노동조합 단체인 공공노조연맹(KESK)도 15일 탄광 사고 참사에 항의하기 위한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외신들은 오는 8월 터키 대선에서 이번 탄광 사고가 쟁점으로 떠올라 정국이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